올림픽 2관왕이자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200m 금메달리스트인 베테랑 베로니카 캠벨 브라운(33·자메이카)이 남의 레인을 침범하는 실수를 하고도 예선을 통과했다.

캠벨 브라운은 26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15 베이징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200m 예선 5조 경기에 나서 마지막 커브를 돌다가 자신의 5번 레인에서 벗어나 6번 레인으로 넘어간 뒤 끝까지 달려 1위로 결승점을 통과했다.

단거리에서 레인을 벗어날 경우 실격 당하는게 일반적이지만, 캠벨 브라운은 실격 당하지 않았다. 국제육상연맹(IAAF)은 규정집 4조 b항 ‘선수가 곡선구간에서 바깥쪽 레인으로 벗어나 거리 등의 이익을 보지 않았을 경우, 그리고 그로인해 다른 선수의 진행에 방해를 주지 않을 경우 실격되지 않는다’는 룰을 적용해 캠벨 브라운의 예선 통과를 인정했다. 캠벨 브라운은 22초79로 조1위를 차지했다.

당황한 사람은 6번 레인에서 달린 마가렛 아데오예(영국)였다. 곡선구간을 열심히 달리던 아데오예는 자신의 2m 정도 앞에 캠벨-브라운이 나타나자 순간적으로 “내가 잘못한 것인지, 그가 잘못한 것인지 혼동됐다”고 했다. 아데오예는 경기후 “내겐 오히려 도움이 됐다. 캠벨-브라운이 실격될 것이라고 생각했고, 세계적인 선수와 최대한 거리를 좁히려고 열심히 달렸다”고 말했다.

곡선구간을 돌면서 5위를 달리고 있던 아데오예는 캠벨이 자신의 레인으로 넘어온 이후 직선구간에서 전력질주를 해 3위(23초10)로 골인, 턱걸이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캠벨-브라운은 2004 아테네 올림픽,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여자 200m를 2연패 하고 2007 오사카 세계선수권(100m)과 2011 대구 세계선수권(200m)에서 금메달을 따는 등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에서 16개의 메달을 딴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이처럼 경험많은 선수가 곡선구간을 돌며 레인을 벗어나는 실수를 하는 경우는 아주 드문 일이다.

캠벨 브라운은 레이스를 마친 뒤 실수를 인정하며 “두통이 있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