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에게 폭력을 일삼은 조선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학생에게 가벼운 벌금형이 선고돼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조선대 의전원에서 가해자 학생을 제적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조선대 의전원은 1일 오후 학생지도위원회를 열어 학생 A씨의 소명 절차를 걸쳐 제적 처분하기로 결정했다고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알렸다.

지도위는 ‘학생 간 폭행으로 상해를 입힌 학생은 제적할 수 있다’는 학칙을 적용, 3시간여에 걸친 회의 끝에 제적 결정을 내렸다. 조선대 학칙상 제적된 학생은 재입학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제적 처분이 확정되면 A씨는 조선대 의전원 졸업이 불가능하다.

조선대 의전원은 페이스북 공지에서 본 제적 결정은 의전원 교수회의 의결과 총장 결재를 거쳐 확정된다고 덧붙였다.

A씨는 올해 3월 같은 의전원 동기 학생이자 여자친구인 B씨의 집에 침입해 전화를 예의없이 받는다며 수시간 동안 허리와 복부 등을 폭행하고 여자친구의 강아지 목을 조르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A씨는 B씨에게 전치 3주의 부상을 입혔을뿐만 아니라 출동한 경찰에게 ‘내가 피해자다’라고 주장하는가하면, 검찰로 송치되자 자신도 B씨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쌍방폭행으로 맞고소를 하기도 했다.

검찰은 A씨가 3월 B씨에게 저지른 폭행과 6월 일면식도 없는 20대 여성을 폭행한 사건 2건을 묶어 징역 2년형을 구형했으나 광주지법에선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선고받을 경우 학교에서 제적될 위험성이 있음을 감안해 벌금 1,200만원을 선고했다.

폭행 당시 상황의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법원의 판결에 비난 여론이 거세다. 다음 아고라 등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가해자 학생의 제적과 광주지법 판사의 감사을 촉구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은 1일 조선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전원에 다니는 가해 남성과 마주치지 않게 수업시간을 조정해달라는 피해 여성의 요구를 대학이 ‘최종 3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연인 사이의 일에 개입하지 않겠다’며 거부했다”며 학교 측에도 사태를 악화시킨 책임이 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교육부에서도 “이번 사건과 관련해 민원이 쇄도했다”면서 조선대에 사건 경과 등을 보고하라는 공문을 보내는 등 실태 파악에 착수했다.

검찰은 1심 선고가 지나치게 가볍다며 항소, 현재 2심 재판이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