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미네이터’ 차두리(35)는 1일 열린 2015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훈훈한 유종의 미를 거뒀다. 현역에서 은퇴한 시즌에 베스트11 수비수 부문에 뽑혀 2년 연속 수상의 기쁨을 맛봤다. 차두리는 유쾌하고 화려한 입담을 과시하며 행사장을 훈훈한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차두리는 “축구화를 벗는 그 날까지 인정받고 떠날 수 있어서 감사하다”면서 최용수 감독에게 “독수리 형님, 진흙탕에서 뒹굴고 있을 때 손을 내밀어 멋지게 은퇴할 수 있게 해줘 고마워. 이제 편하게 말 놓을게 용수 형”이라며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이어 행사장을 찾은 울리 슈틸리케 국가대표팀 감독에게는 유창한 독일어로 은퇴 자리를 만들어 준 것에 고마움을 나타냈다.

축구선수 차두리의 마지막 공식 행사는 시종 훈훈했다. 그는 행사에 참가한 후배들을 살뜰히 살폈고, 농담도 나누며 식장 분위기를 이끌었다. 지난 달 7일 수원 삼성과의 슈퍼매치를 마친 뒤 은퇴를 선언하고 경기에 나서지 않은 차두리는 그동안 훈련을 떠나 자연인으로 시간을 보냈다.

차두리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은퇴 이후 자유를 만끽했다. 못만나던 친구도 만나고, 선수 때는 하지 못했던 자유로운 생활을 보내며 즐겁게 지냈다”며 근황을 소개했다. 때론 훈련장에 불쑥 나타나 FC서울 후배들을 다독이기도 했다. 차두리는 꽉 짜여진 축구선수의 일상을 벗어난 새로운 삶을 즐겼다. 인터뷰 요청과 방송 출연 등의 섭외가 이어졌지만 거절하고 모처럼 맞은 자유 시간을 만끽했다.

휴식을 보내고 있는 차두리는 축구인생 2막을 위한 새출발도 준비하고 있다. 자신과 아버지 차범근 전 수원 감독의 오랜 생활 무대였던 독일에서 지도자 자격증 획득에 도전할 계획이다. 차두리는 “이번 달에 독일로 가서 자격증에 대해 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