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기업 경영자가 미국인 노동자와 남조선인 노동자에게 휴일 등산을 요구했다. 미국인 노동자는 ‘제게는 가족이 있습니다’라면서 단호히 거부했다. 남조선인 노동자는 ‘제게는 가족이 있습니다!!’라면서 언제 어디서 집합하냐고 물었다.” (@milpis****)

지난해 ‘헬조선’이라는 단어가 ‘지옥과도 같은 한국에서의 삶’을 비유하는 신조어로 떠오른데 이어, 최근 SNS에서 ‘남조선유우머’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최근 트위터에는 해시태그 ‘#남조선유우머’를 달고 한국의 정치·경제·사회 문제들을 풍자하는 짧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누리꾼들이 각자 자신의 SNS에 #남조선유우머 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농담 섞인 에피소드가 담긴 짧은 글을 올리고 있는 것. 누리꾼들은 스토리릴레이를 하듯 자유롭게 한국의 현실을 비판해 눈길을 끈다.

이 글들의 공통점은 표현의 자유, 수저계급론, 여성차별, 갑질, 노동문제 등을 가리지 않고 다루면서도 한국을 모두 ‘남조선’으로 지칭해 한국 사회를 완전히 낯설게 보이도록 만든다는 점이다. 미국, 일본, 북한 등과의 비교도 필수다.

해당 글들 중에는 “ #남조선유우머 취업카페에서. “몇 년 계약직인가?”“2년에 노동개혁형 2년”“무슨 죈가?”“졸업동기와 똑같은 서울대졸업장과 토익점수 980점과 인턴경력을 준비했는데 동기녀석은 경제부총리 삼촌도 준비했던 거야. 내가 태만한 죄지”와 같은 상황글들이 특히 인기다.

‘남조선유우머’의 원형은 과거 냉전 시대 소련 및 공산권 사회를 풍자한 ‘공산주의 유머(Russian political joke)’이다. 이는 독재와 경제난 등 공산주의 국가들의 문제점을 외부 세계와 비교해 풍자하는 블랙코미디가 독특한 스타일의 농담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이들 유머가 스탈린·고르바초프 같은 특정 고유명사를 바꿔 ‘북조선 유머’로 패러디되고, 이것이 SNS 상에서 다시 한번 한국 사회 버전으로 변형된 것이 ‘남조선유우머’인 셈이다.

‘남조선유우머’를 바라보는 트위터 이용자들의 반응은 재미 반 걱정 반이다. 현재 한국의 신문이나 방송에선 보기 힘든 강도 높은 풍자도 많기 때문이다. ‘#남조선유우머’ 해시태그로 트위터를 검색해보면 정권에 대한 비판을 암묵적으로 금기시하는 한국 사회의 분위기를 소재로 한 트윗들이 다수 발견된다. 한 트위터리안은 “과연 이걸 언론에서 어떻게 왜곡할지 궁금하다”(@gom****)며 꼬집기도 했다.

한편 다른 트위터리안은 “정책의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이 ‘#남조선유우머’ 태그로 올라오는 트윗들이 왜 유우머인지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게 가장 큰 유우머가 될 듯”(@AstralDe****)이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