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우완 사이드암 임경완(41)는 지난해 야구 인생에 있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1998년 롯데의 1차 지명 투수로 통산 555경기에 출전해 30승46패 33세이브 69홀드(방어율 4.18)을 기록한 베테랑이지만 지난 두 시즌은 1군 마운드에 서지 못하면서 변화를 택했다. 호주 프로야구(ABL) 진출이다. 임경완은 한화에서 방출된 뒤 호주 프로야구 시드니 블랙삭스에 입단했다. 시즌 도중에 팀에 합류한 임경완은 17경기에 중간계투로 등판했다.

호주 프로야구를 처음 경험한 임경완은 “의외로 리그 수준이 꽤 높다. 미국 마이너리그 선수들이 많아 리그 수준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한다. 한국에서 몸을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밸런스가 그리 좋지 않았다. 조금 편하게 던졌더니 잘 치더라”라며 리그 수준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임경완이 뛰는 시드니는 리그가 시작된 뒤 줄곧 3위로 시즌을 마쳤지만 지난 시즌에는 3위까지 주어지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4위)했다. 미국 선수가 3~4명 정도로 타 팀에 비해 적은데다 이마저도 시즌을 마치기 전에 각자의 소속팀으로 복귀하면서 추격 동력을 잃고 말았다.

시드니는 구대성이 뛰었던 팀으로도 야구팬들에게 알려져 있다. 한·미·일 프로야구를 모두 거친 구대성은 현지에서도 ‘전설’이다. ABL은 메이저리그를 뛴 선수가 많지 않다. 구대성의 리더십은 프로야구 선수로 꿈을 키우는 젊은 선수들에게 롤모델이기도 하다.

임경완은 “구대성 선배가 오래 뛰었던 팀이라 선수들이 한국에 대해 많이 알고 있고, 친근하게 다가온다. 말도 알아듣기 쉽게 해주고 많이 도와줘서 적응하는데 도움을 많이 받았다”면서 “시즌 막판에는 구대성 선배와 함께 등판해 1이닝씩 던지기도 했다. 그 동안 어깨가 좋지 않았는데 내년에는 다시 선수로 복귀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프로야구와 비교해 환경은 열악하다. 나이도 불혹을 넘어섰다. 그러나 임경완의 열정만큼은 메이저리그를 꿈꾸는 젊은 선수들 못지 않다.

임경완은 “언젠가는 지도자가 되는 것이 꿈이다. 하지만 아직 나는 야구선수”라며 “이왕 선수로 호주에 온 만큼 선수로서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다음 시즌 준비를 잘 하겠다”고 욕심을 냈다. 지도자로서 꿈도 차근차근 준비할 계획이다. 젊은 선수들과 만나 노하우를 전수하면서 그 꿈이 더 커졌다.

임경완은 “선수로 뛰지만 지도자를 향한 공부와 경험도 쌓겠다. 여기에는 메이저리그 지도자가 많이 와서 지도하고 있는데 느끼고 배우는 점이 참 많다”며 “나중에는 한국에서 지도자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