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주도하던 ‘월드사이버게임즈’(WCG)를 대체할 종합 e스포츠대회가 중국 자본에 의해 부활할 것으로 알려져 아쉬움을 주고 있다.

최근 중국 언론에 따르면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스포츠사업 부문인 알리스포츠가 싱가포르 IT기업 유주(YuuZoo)와 계약을 맺고 총 1억위안(약 180억원)을 투입해 ‘월드 e스포츠게임’(WESG) 대회를 열기로 했다.

언론에 보도된 규모를 보면 총상금은 550만달러(약 63억원)이며, <스타크래프트2> <도타 2> <카운터스트라이크> <하스스톤> 등의 종목에 전 세계 100개국이 참가한다.

과거 삼성전자가 주도해 ‘e스포츠 올림픽’으로 불리던 WCG를 대체할 만한 종합 e스포츠대회로, 알리바바는 이 대회를 통해 글로벌 e스포츠 시장에 본격 진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WCG는 2001년 시작돼 13년간 명실상부한 ‘e스포츠 올림픽’으로 인기를 누리던 대회다. 이 대회는 창설부터 삼성전자의 전폭적인 후원을 바탕으로 명맥을 이어 왔지만, 삼성전자의 사업 무게중심이 전환된 후 지원 규모가 대폭 줄어들어 대회 존립 자체에 여려움을 겪다가 결국 2014년 3월 해체되면서 사라진 상태다.

이같은 ‘e스포츠 올림픽’의 공백을 파고든 알리바바의 행보는 날로 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e스포츠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 관련 마케팅을 통해 전자상거래와 스포츠용품 사업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알리바바의 WESG는 중국 닝샤후이족자치구 인촨(銀川)시의 인촨유한공사가 200억원을 들여 오는 10월 개최하기로 한 ‘월드사이버아레나’(WCA)와 ‘e스포츠 올림픽’의 정통성을 놓고 주도권 다툼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뉴주’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e스포츠 시장은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성장률 40.7%를 기록해 3년 뒤인 2019년엔 10억7200만달러(약 1조25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와 관련, 미국의 폭스 뉴스는 최근 “e스포츠 산업이 많은 관중 수와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후원사의 지원 등으로 규모에 있어 전통적이고 전문적인 스포츠와 유사한 단계까지 올라왔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처럼 e스포츠의 주가가 날로 치솟는 상황에서 두고두고 아쉬움을 던지는 것이 ‘월드사이버게임즈’(WCG)의 존재다. 특히 불모지나 다름없던 상황에서 종합e스포츠 대회를 13년간이나 이끌어오다, e스포츠의 인기가 만개하는 시점에서 주도권을 내주는 데 대해 팬들과 관계자들은 안타까움을 토로하고 있다.

e스포츠 관계자는 “거시적으로 종합 e스포츠 대회의 부활은 팬들이나 관계자들에게 분명 반가운 소식”이라면서도 “하지만 고생은 우리가 다했는데, 과실은 다른 곳에서 거둔다고 느낌에 씁쓸한 기분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