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회와 제주해군기지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 소속 시민단체들이 6일 “해군이 요구하는 부당한 구상권 청구는 철회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이날 서울 종로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군은 제주 해군기지 완공을 기다렸다는 듯이 기지 건설 반대 평화활동을 했던 주민과 활동가들에게 공사 지연의 책임을 물어 약 34억원의 구상권을 청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국책사업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국가는 강정마을에 이렇게 본때를 보여주려고 한다”며 “구상권이 철회되지 않는 한 강정마을의 갈등은 깊어만 갈 것이다. 이는 강정 주민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운동을 넘어 생명평화 가치를 알리기 위해 나서는 ‘강정생명평화대행진’을 ‘평화야 고치글라’라는 슬로건을 걸고 준비하고 있다.

강정마을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은 “비록 지난 2월 제주해군기지가 완공되었고 이후 해군은 공사 지연의 책임을 물어 강정마을 주민들과 활동가들에게 34억원의 구상권을 청구하기도 했지만 강정마을 주민과 활동가들은 생명과 평화를 향한 의지를 지켜나갈 것”이라며 “이번 강정생명평화대행진을 통해 강정마을은 해군기지 건설 반대운동을 넘어 생명평화의 가치를 담은 마을로 다시 태어날 것이며 전 세계 군사기지 반대 운동과 연대의 발걸음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선 “지난 6월 말, 세월호 특조위는 세월호에 적재된 철근 410톤 중 일부가 제주 해군기지로 운반 중이었다고 밝혔다”며 “왜 정부는 상습적으로 과적을 일삼았던 세월호에 실린 철근이 제주 해군기지를 향해 가고 있었다는 것을 숨겨왔냐”고 반문했다.

또 “배에 실린 철근의 양에 대해 거짓말 한 것도 모자라 왜 해군기지에 필요한 철근을 옮기는데 인천이 아닌 부산 항로를 사용했다고 거짓말을 했냐”며 “제주해군기지는 강정 주민들의 마음을 짓밟은 것도 모자라 얼마나 많은 희생과 폭력 위에 세워진 것이냐”고 반문했다.

‘강정생명평화대행진’은 오는 8월1일 강정 해군기지를 출발해 6일 탑동광장에 모이는 일정이다. 현재 163개의 시민사회단체가 공동주최로 참여하고 있다.

‘평화야 고치글라’는 제주 방언으로 “평화야 같이가자”라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