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살다보면, 부부 사이에도 부모 자식 사이에도 장점은 가려지고 단점만 커 보입니다. 애써 노력해서 장점을 찾아내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가족 치유 상담을 하면서 꼭 내주는 숙제가 있어요.

①서로에게 상처받은 것들 10개 써오기.

②서로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들 10개 써오기.

③상대의 장점 10개 써오기.

모두 상처받은 것 10개는 금방 채우고, 20개씩 써오는 사람도 있어요. 부탁하는 것도 잘 써오죠. 그런데 상대의 장점 찾기는 무척 힘들어합니다. 처음엔 서로 칭찬할 게 하나도 없고, 장점이라고는 찾을래야 찾을 수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아요. 그런데 처음엔 한두 개 겨우 찾다가, 훈련을 계속하면 장점을 보는 눈과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연습을 해야 실력이 되는 게 상대의 ‘장점 찾기’입니다.

상대의 단점을 지적하고, 애써 변화시키려 애쓰지 마세요. 상대는 그럴수록 마음의 문을 닫게 됩니다. 상대의 기질이 나와 맞지 않는 것이지, 상대가 ‘나쁜 기질’을 가졌다고 단정 짓지 마세요. 나와 잘 맞지 않는 기질이 있다면 수용하고, 그 사람의 좋은 성격을 키워주는 데 주력하세요. 사실, 마음을 달리 먹으면 단점으로 보이던 것도 장점으로 보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서로의 장점을 찾아서 칭찬해 주는 것입니다.

40년 같이 살면서 이혼하려고 법원에 5번 다녀왔다는 부부를 만났어요. 남편은 아내가 너무 말을 거침없이 해서 평생 상처받았다고 했고, 아내는 남편이 자기를 위해주지 않고, 가족들 앞에서 자신을 무시하는 발언을 하는 게 너무 자존심 상해서 남편이 꼴도 보기 싫다고 했죠. 남편에게 아내에게서 들은 말 중 가장 상처받은 말이 무엇이냐 물었더니,‘매일 아침, 화장실에서 나는 당신 똥 냄새가 지독해서 화장실을 같이 쓸 수 없으니, 안방 화장실 말고 거실 화장실을 쓰라’고 한 것이었대요. 거실 화장실에서 변을 보면, 거실 화장실까지 쫓아와서 ‘당신 때문에 온 집에 냄새가 나니, 회사 가서 똥을 누라!’고 면박을 주더래요.

그때부터 ‘집에서 똥도 맘 편하게 못 누는 나는 가장으로서 완전히 실패한 인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가장으로 살아 온 한평생이 허무하게 느껴지더라는 것이었어요. 실제로 남편분은 심한 우울증 때문에 약물치료 중이었고요. 아내는 원치 않았지만, 남편은 강력하게 ‘졸혼’을 요구하는 상황이었어요.

‘서로의 장점 찾기’ 숙제를 냈더니, 두 분 다 콧방귀를 끼면서 ‘눈을 씻고 봐도 하나도 없다’며 서로를 후벼 파는 말을 주고받았죠. 그런데 9주에 걸쳐서 상대에게 상처받은 것을 먼저 풀고, 서로 화해하는 과정을 거치고, 부탁하고 싶은 것을 서로 나누고 나니, 상담을 종결하는 10주차에 드디어 두 사람 모두 상대의 장점 1개씩을 찾아 왔어요.

남편이 먼저 아내의 장점을 말했어요.

“우리 마누라는 나이 들었어도 미인이다.”

아내분은 울기 시작했어요. 평생 처음 들어보는 칭찬이라며…. 이번엔 아내에게 남편의 장점을 말해보라고 권했어요. 아내는 눈물을 닦으며 말했어요.

“내 남편은 장이 튼튼해서 매일 변을 본다.”

우는 아내를 남편분이 꼭 안아주면서 우리의 10주 상담은 종결되었습니다. 서로의 마음을 풀고, 마음을 달리 먹으면, 가장 싫었던 상대의 단점도 장점으로 보일 수 있답니다.

■마음치유 전문가 박상미는?

마음치유 전문가로 불리는 박상미씨는 마음치유 교육센터 ‘더공감 마음학교’의 대표다. 현재 경찰대학교 교양과정 교수로 있다. 법무부 교화방송국에서 전국 재소자들을 대상으로 영화치유 강의를 하고, 교도소와 소년원에서는 <영화치유학교>,<문학치유학교>를 연다. 직장인과 일반인들 대상으로는 감정조율과 소통, 공감 대화법 강의를 한다. 마음의 상처와 대화하고, 스스로 치유하는 힘을 기르는 책 <마음아, 넌 누구니>와, <나를 믿어주는 한 사람의 힘> <마지막에는 사랑이 온다> 등을 썼다. 고민상담은 skima1@hanmail.net으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