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내가 상처를 잘 받는 성향인지 체크를 해보세요.

①관계를 시작할 때, 관계가 깨어질까봐 미리 두렵나요?

②또 상처받으면 어떡하나? 걱정이 되나요?

③상대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에 내 감정이 예민하게 반응하나요?

④상대가 전화나 문자메시지에 반응이 느리면 불안한가요?

⑤가깝다고 느끼던 사람이 나에게 마음이 멀어진다고 느끼면 버림받은 것 같은 느낌이 드나요?

⑥상대가 나를 오해하거나, 비난할 때, 할 말 못하고 오랜 시간 속병을 앓나요?

⑦나에게 상처를 준 상대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하고, 자신을 질책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나요?

감정이 예민하고, 인간관계에서 상처를 잘 받는 사람은 24시간 자신을 들들 볶으면서 살게 되죠. 본인이 가장 힘들지만, 가까이 있는 사람도 마음이 많이 쓰여요. 왜냐면 조심해야 할 게 많아지기 때문이죠. 문제는, 상대가 의도하고 상처주지 않아도 스스로 끊임없이 상처를 받으니까 나이 들수록 더 힘들어지고 외로워져요.

그러면 그는 왜 끊임없이 상처받을까요? 감정에 예민하기 때문이죠. 왜 예민할까요? 상처가 많은 사람이기 때문이에요. 내 손등에 누가 식초를 쏟았다고 가정해 봐요. 멀쩡한 피부라면 그게 물이든 식초든 상관없이 통증을 못 느껴요. 그런데 피부가 벗겨져서 염증이 있는 상태라면? 쓰라리고 아파 죽겠죠. 심리적 통증이란 이런 거예요. 내가 느끼는 고통의 강도는, 내가 가진 상처에 비례하는 거예요. 상대는 나에게 상처 줄 의도가 없었을 수도 있고, 상처 준 것조차 모르기에 조금의 죄책감도 못 느끼고 있는데, 알더라도 ‘나는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고 당당한데, 나 혼자만 아파 죽는다면 나만 손해죠.

우리는 내가 가진 상처의 뿌리를 찾아서 대화하는 용기를 내야 해요. 피하지 말고, 덮으려 하지 말고, 상처 받았던 상황을 떠올려보세요. 기분이 확 나빠져서 감정이 상할 거예요. 그때 피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대응해 보는 겁니다.

“내 말은 들어보지도 않고, 너 생각대로 날 비난해? 그건 니 생각이고!”

“내가 당신 감정 쓰레기통입니까? 왜 저한테 화풀이 하는 거예요?” 이렇게 소리도 질러보고.

‘저 인간은 원래 저래! 무시하자!’ 혼잣말도 해보고.

‘지금이라도 저 사람의 본성을 알게 돼서 천만 다행이다. 스스로 떨어져 나가주니 고맙네!’

허허허, 웃어도 보고요.

그 상황으로 돌아가서, 대응해 보는 겁니다. 그 대응법을 반복해서 연습도 하고 나를 ‘할 말 하는 사람’으로 단련해 해보세요. 지금이라도 속이 조금은 후련해지고, 다음에 같은 상황이 왔을 때 단련을 하면 실제 상황에서도 그 방법을 써먹을 수가 있어요. 그러면 별로 상처받지 않아요. 잠자는 시간 7시간 정도를 제외하면, 17시간을 타인과 관계하며 사는데 우리 살이에요. 상처를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죠. 내 잘못이 아닌데도 비난당하고, 오해받고, 억울한 일을 겪기도 해요. 그건 천재지변 같은 거예요. 피할 수 없고, 내 잘못도 아니에요. 모든 사람과 어떻게 다 잘 지내고 사랑받겠어요? 그건 너무 큰 내 욕심이에요. 욕심을 버려요. 마음이 편해져요. 무시하는 게 상책이지만, 그게 어려우면 참다가 병나지 말고 용기내서 할 말 해요. 계속 얼굴을 보고 살아야 하는데, 자주 나에게 상처주고 힘들게 하는 사람이 있다면, 가수 장기하의 노래 가사를 빌려서 웃으며 말해보세요. 상사라서 말 할 수 없다면? 마음속으로라도!

그냥 니 갈 길 가/미주알 고주알/친절히 설명을/조곤 조곤 조곤 조곤 조곤 조곤 해도/못 알아들으면 이렇게 말해버려/그건 니 생각이고/아니/그건 니 생각이고/니 생각이고!

■마음치유 전문가 박상미는?

마음치유 전문가로 불리는 박상미씨는 마음치유 교육센터 ‘더공감 마음학교’의 대표다. 현재 경찰대학교 교양과정 교수로 있다. 법무부 교화방송국에서 전국 재소자들을 대상으로 영화치유 강의를 하고, 교도소와 소년원에서는 <영화치유학교>,<문학치유학교>를 연다. 직장인과 일반인들 대상으로는 감정조율과 소통, 공감 대화법 강의를 한다. 마음의 상처와 대화하고, 스스로 치유하는 힘을 기르는 책 <마음아, 넌 누구니>와, <나를 믿어주는 한 사람의 힘> <마지막에는 사랑이 온다> 등을 썼다. 고민상담은 skima1@hanmail.net으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