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 가수였던 승리가 성접대 의혹 등으로 정식 수사를 받으면서 와이지(YG)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연일 곤두박질 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버닝썬’ 관련 수사의 진행 과정에 따라 네이버 등 주요 투자사들의 이탈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15일 종가 기준 전날 대비 3.9% 하락한 3만5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경찰이 승리 성접대 의혹 관련 내사에 착수한 지난달 25일에 비해 20% 이상 떨어진 것으로 기관투자가들이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올 들어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주식을 1000억원 이상 순매도한 기관들은 앞서 지난 11~12일 이틀동안에만 479억원어치 주식을 쏟아냈다. 이에따라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지난 11일 하루에만 14%가 넘게 폭락하며 1100억원이 넘게 증발했고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되는 등 큰 파장을 일으켰다.

마지막 분기 보고서가 공시된 지난해 09월 30일 기준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양현석 본인이 16.12%의 지분을 갖고 있는 최대 주주다. 이어 루이비통모에네시(LVMH) 계열 투자회사 ‘그레이트 월드 뮤직 인베스트먼트’(9.53%)와 네이버(8.50%), ‘상하이 펭잉 비즈니스 컨설턴트 파트너십’(7.54%), 국민연금공단(5.06%)이 5%이상 주요 주주로 등재돼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약 670억원 어치의 상환전환우선주를 가진 2대 주주 그레잇 월드 뮤직 인베스트먼트의 이탈 가능성이다. 상환전환우선주는 약속한 시기가 되면 투자금액을 상환받거나 발행 회사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우선주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지금과 같은 상황을 유지할 경우 그레잇 월드 뮤직 인베스트먼트이 이를 보통주로 전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것이 증권가의 전망. 만기일인 오는 10월 16일까지 주가가 오르지 않을 경우 670억원에 이르는 투자금 상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버닝썬’ 사태로 100억원 이상의 평가손실을 보게 된 네이버의 이탈 우려도 크다. 네이버는 지난 2017년, 와이지엔터테인먼트에 500억원 등 총 1000억원을 와이지관련 회사에 투자했다. 지난 공시 기준 네이버의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주식 보유수는 총 166만1130주. 지난달 25일 거래가가 4만7500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날까지 평가손실은 170억원을 넘어선다.

SRI 펀드의 이탈 가능성 또한 높다. SRI 펀드는 담배·도박·무기·마약 등에서 수익을 내거나 기업경영 방식이 부도덕한 종목에는 투자하지 않기 때문. 관련 펀드의 투자금 또한 수 백억원 규모일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5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의 부담감은 말할 것도 없다.

증권업계의 한 매니저는 “승리가 연루된 버닝썬 사태가 장기화 됨에 따라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일정 기간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 본 ‘실망매물’이 쏟아지고 있다”면서 “여기에 기관들의 손절매 매물이 추가될 경우 현재의 하락폭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오는 22일 주주총회를 예고했다. 연결기준 영업이익 누계실적이 전년 대비 -62.4%에 이르는 것과 더불어 총회에서 어떤 논의가 오고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