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과 형님들’이 한국 축구 새역사를 쓰기 위해 나선다.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마침내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무대에 선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5일 오후 10시30분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에 있는 비엘스코-비아와 경기장에서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F조 1차전을 치른다.

1983년의 4강 신화 재현을 목표로 내건 대표팀은 첫 관문부터 만만찮은 강호를 만났다. 상대 포르투갈은 지난해 월드컵 예선을 겸한 유럽 U-19 챔피언십에서 이탈리아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강팀이다. 프랑스, 아르헨티나 등과 함께 이번 대회 우승후보로 손 꼽힌다.

한국 U-20 대표팀은 그동안 포르투갈과 8번을 맞붙어 한 번도 승리하지 못하고 3무5패를 기록 중이다. 그중 U-20 월드컵에서 5차례 맞붙어 2무3패로 밀렸다. 앞선 대회인 2017년 한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대표팀은 16강전에서 포르투갈에 1-3으로 패해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상대전적과 객관적 전력에서 열세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승부는 알 수 없는 법이다. 얼마나 전략적으로 잘 준비해 대응하느냐에 따라 전력의 열세를 메울 수 있다.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이 세계 최강 독일을 깬 것처럼 축구공은 언제나 둥글다.

정정용 감독은 포르투갈을 겨냥해 국내 소집 훈련 때부터 일찌감치 전략 전술의 틀을 만들어놓고 준비해왔다. 상대의 강력한 공격을 안정적으로 막기 위한 스리백에 기반을 둔 수비 조직력 강화에 힘을 쏟아왔다. 포르투갈은 지난해 U-19 유럽 챔피언십 득점왕 조타(벤피카)를 비롯 장신 공격수 하파엘 레앙(릴), 트힌캉(스포르팅 브라가), 미드필더 제드송 페르난데스(벤피카) 등 공격 재능이 빼어난 선수들이 많다.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서 측면 수비수로 뛰는 디오로 달로트 등 많은 선수들이 유럽의 큰 무대에서 경험을 쌓았다.

대표팀은 일단 수비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후방 3명의 수비진은 물론 전방부터 강하고 조직적인 압박을 펼쳐 상대의 공격 예봉을 꺾을 수 있도록 원팀으로 막아야 한다. 이후 공격으로 전환할 때 대표팀 막내 이강인(18·발렌시아)이 키플레이어로 활약하게 된다. 빼어난 패싱 센스를 자랑하는 이강인은 빠르고 정확한 침투 패스로 최전방 공격진에 볼을 배급하는 역할을 맡는다. 중거리슛 상황이나 세트 피스 기회에서는 날카로운 왼발 킥으로 직접 골문도 조준한다. 이강인의 패스를 받게 될 전방의 조영욱(서울), 엄원상(광주) 등의 공격진은 스피드와 결정력으로 포르투갈 골문을 겨냥한다.

모든 준비는 끝났다. 정정용 감독은 24일 경기 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 보여준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국 축구 미래들의 겁없는 도전이 이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