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가 또 발목을 붙잡았다.

시사평론가 김용민(46)은 6일 페이스북에 “‘거리의 만찬’의 가치와 명성에 누가될 수 없기에 어제 제작진에게 사의를 표했습니다만, 오늘 여러분께 확정지어 알리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존경하는 양희은 선배님께서 ‘거리의 만찬’에서 하차하신 과정을 알게 됐고 그렇다면 제가 이어받을 수 없는 법”이라며 “‘거리의 만찬’으로 세상이 더욱 밟고 아름답게 되기를 기도하겠다”고 했다.

김용민의 발목을 가장 크게 붙잡은 것은 과거의 발언이었다.

김용민은 방송인 김구라와 함께 2004년 10월부터 2005년 1월 한 인터넷 방송에 출연해 “살인마 유영철을 풀어 미국에 대해 테러를 감행한 뒤 미국인을 무차별적으로 강간하고 죽이자”라며 “당시 부시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죽이고 여성 장관인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강간해서 죽여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2012년 총선에서 김용민이 노원 갑의 민주통합당 후보로 출마한 뒤 뒤늦게 알려졌다.

이밖에도 김용민이 노인 비하 발언까지 한 사실이 알려져 여론은 들끓었다. 해당 방송의 다른 회차에서 김구라가 “시청역 앞에서 오바하고 X랄하는 노친네들 많은데 다스리는 법이 없겠냐”는 질문을 하자 김용민은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다 없애면 엄두가 나질 않아 시청을 안 오지 않겠냐”고 말했다. 결국 김용민은 새누리당 이노근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결국 당시 발언은 8년이 지난 지금도 그의 발목을 붙잡았다. 김용민은 ‘거리의 만찬’ 하차의 변으로 양희은의 하차 과정을 짚었으나 그의 진행자 낙점 소식에 성난 여론 역시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거리의 만찬’은 박미선, 양희은, 이지혜가 진행하는 교양 프로그램으로 젠더와 노동 문제 등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면서 이달의 PD상, 양성평등 미디어상 등을 받았다. KBS는 개편 소식을 알리면서 여성 3MC들의 하차와 함께 김용민의 합류 소식을 알렸다. 이에 그의 과거 막말을 문제 삼으며 MC 합류를 반대하는 시청자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KBS 시청자권익센터에 올라온 ‘거리의 만찬 MC 바꾸지 말아달라’는 청원에는 1만1000여명의 청원자가 몰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