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와 ‘범죄도시’ 등을 거치며 새로운 신스틸러로 주목받았던 배우 홍기준이 음주운전 혐의로 적발됐다. 사진은 ‘스토브리그’ 출연 당시 장면. SBS 제공
복을 제 발로 찬 격이다. 음주운전 혐의로 적발된 배우 홍기준의 이야기다.
홍기준은 7일 오후 11시 20분쯤 서울 송파구 마천사거리 인근 도로 한복판에서 차를 세워놓고 잠이 든 상태로 경찰에 적발됐다. 당시 그는 음주한 상태였고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0.08% 이상)가 나왔다.
홍기준은 출동한 경찰에게 “종로에서 술을 마셨다”고 답했다. 종각역을 기준으로 마천사거리는 차로 이동할 경우 20㎞가 넘는 장거리다.
홍기준은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드림즈의 맏형 투수 장진우 역으로 조명받았던 배우다.
이전에 홍기준은 오랜 기간 무명 생활을 거쳤다. 러시아 명문 연극 학교인 쉐프킨 영극대학교와 슈우킨 연극대학원에서 7년간 유학 생활을 했다. 배우 박신양과 동문이다.
귀국한 홍기준은 2004년 단편 영화 ‘텍사스, 여름 음행을 피하는 신학생 부부 입술의 말’로 데뷔했다. 이후 그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혈투’ ‘모비딕’ ‘박수건달’ ‘만찬’ ‘인천상륙작전’ ‘프리즌’ 다수 작품에 출연했으나 조연과 단역을 오갔다. 그가 주로 맡았던 역할은 번호 순이 매겨진 기자나 형사였다.
홍기준(오른쪽)은 680만 관객을 동원했던 ‘범죄도시’에서 마동석과 콤비를 이루는 박병식 형사 역으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범죄도시’ 스틸 사진
홍기준이 자신의 이름을 대중에게 알린 건 2017년 개봉한 ‘범죄도시’였다. 마동석이 주목받았던 영화였으나 홍기준은 마동석 다음가는 실력을 갖춘 금천경찰서 강력 1팀 형사 박병식 역을 맡았다.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홍기준의 얼굴도 대중에게 각인됐다.
2018년 7월 방영해 그해 9월 종영한 SBS 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에도 출연해 존재감을 알렸다. 홍기준은 주인공 신혜선(서리)가 당한 버스 사고의 원인을 제공하는 트럭 운전사 김상식을 연기했다. 김상식은 사고 후 죄책감에 시달리다 외숙모 대신 무려 13년간 신혜선의 병원비를 내주고 경찰에 자수한다.
홍기준의 인생 작품은 바로 ‘스토브리그’였다. 홍기준은 드림즈의 준우승과 19승 다승왕을 이끌었던 ‘왕년의 투수’ 장진우 역으로 분했다. 팀의 맏형으로 팀 내 문제아였던 조한선(임동규)를 반겨주고 하도권(강두기)에게 조언을 건네는 등 비중있는 조연으로 올라섰다. 능청스러운 연기와 비주얼로 ‘실제 야구선수가 출연한 것이냐’식의 의혹을 받기도 했다.
홍기준은 현재 방영 중인 SBS ‘하이에나’에서도 비중있는 역할로 등장할 예정이었다. SBS 제공
주로 인간적이고 익살스러운 캐릭터를 맡아왔던 홍기준은 SBS 드라마 ‘하이에나’에서 연기 변신을 예고했다. 그는 박주호 형사 역으로 말 수 없고 무뚝뚝하며 형사로서 범인을 죽였다는 소문을 가진 연기를 펼칠 예정이었다.
새로운 ‘신스틸러’의 탄생은 과오로 인해 허무하게 저지됐다. 음주운전 혐의로 적발된 홍기준은 현재 귀가 중인 상태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만간 그를 소환해 정확한 경위를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홍기준의 소속사는 “현재 배우는 깊이 반성하고 있고 새벽에 귀가해서 조사를 기다리고 있다”며 “성실하게 조사를 받겠다. 소속사 차원에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