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은 대회 마지막날 빨간 바지를 입고 나서 많은 역전 우승을 만들어냈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빨간 바지의 마법사’. 김세영이 또 한 번 ‘빨간 바지의 마법’을 기대한다. 이번엔 역전이 아니라 굳히기 마법이다.

김세영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총상금 430만 달러)에서 2타차 단독 선두로 나서며 첫 메이저 대회 우승에 한 발 더 다가섰다.

김세영은 11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뉴타운 스퀘어의 애러니밍크 골프클럽(파70·6577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버디 6개를 잡고 보기를 3개를 해 3언더파 67타를 쳤다. 합계 7언더파 203타를 기록한 김세영은 5언더파 205타로 공동 2위인 브룩 헨더슨(캐나다)과 안나 노르드크비스크(스웨덴)를 2타차로 따돌리고 이틀 연속 선두를 지켰다.

김세영은 LPGA 투어에서 통산 10승을 따냈지만 메이저 우승은 아직 없다. 2015년 이 대회와 2018년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게 최고 성적이다.

김세영은 이번에 우승하면 첫 메이저 우승과 함께 6년 연속 우승 기록도 세우게 된다. 김세영은 2015년 3승을 시작으로 2016년 2승, 2017년과 2018년에는 1승, 2019년에 3승을 각각 거뒀다.

파4 2번홀 버디로 포문을 연 김세영은 파4 4번홀서 보기를 했지만 5번~7번홀까지 3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10번홀 보기로 주춤한 김세영은 파4 15번홀에서 약 7m 내리막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단독 선두로 올라선 뒤 파5 16번홀에서도 버디를 낚아 2위와의 격차를 벌렸다. 김세영은 마지막 파4 18번홀에서 2ｍ 거리의 파 퍼트를 놓쳐 보기를 하면서 2타차 선두로 4라운드에 나서게 됐다.

18개홀 중 14번을 파온에 성공해 그린 적중률 77.7%를 기록한 김세영은 퍼트를 29개로 막으며 좋은 감을 이어갔다.

김세영은 “리더보드를 보지 않으려고 했다. 기세가 좋았기 때문에 그냥 그걸 타고 싶었다. 온전히 감각에만 집중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이 대회를 3연패했던 박인비도 이날 4타를 줄이고 4언더파 206타로 단독 4위로 올라서며 역전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김세영과는 3타차다.

전인지는 이븐파 210타로 공동 11위, 박성현은 1오버파 211타 공동 16위에 자리해 마지막 날 상위권 진입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편 이번 대회 최종 라운드는 현지 시간으로 오후 2시까지만 TV 생중계가 이뤄지는 관계로 챔피언조가 맨 마지막 조로 나서지 않고 중하위권 선수들보다 먼저 경기를 시작한다. 이에 따라 김세영 조는 현지 시간 오전 8시49분, 한국 시간으로는 11일 밤 9시49분에 4라운드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