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축구 감독들에게도 브라질의 참패 소식은 충격이었다. 무자비하게 브라질을 몰아친 독일 축구의 위력에 대해서는 부러움과 놀라움을 숨기지 않았다.

9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맞붙은 상주 박항서 감독과 부산 윤성효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이날 준결승전 얘기를 선수들과 나눴다고 했다. 상주 박항서 감독은 “경기라는 게 이렇게 알 수 없는 것이다. 독일은 정말 용서가 없이 무서웠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과의 미팅에서 “우리(상무)가 그야말로 전차군단인데 독일처럼 매섭게 해보자고 선수들과 얘기했다”고 말했다.

윤성효 감독도 “그런 대단한 나라도 심리적으로 한번 흔들리면 무너지는 게 축구”라고 말했다. 윤 감독도 이날 경기를 앞두고 부산 선수들에게 독일의 플레이에 대해 얘기를 해줬다. 윤 감독은 “독일의 압박이 좋고 간격이 잘 유지됐는데 무엇보다 패스 타이밍이 아주 빼어났다”면서 “퍼스트 터치가 좋으니 패스가 부드럽게 전개됐다. 공수전환까지 빠르니 브라질이 견디지 못했다”며 선수들에게 독일의 플레이를 잘 보고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과 경기를 앞둔 수원 서정원 감독도 독일 축구의 힘에 대해 감탄했다. 그는 “독일 축구가 승리에 대한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를 입증한 경기였다”면서 “보통 세 골을 넣었으면 대부분 공격을 줄이는데, 독일은 다섯 골을 넣고도 계속 공격을 펼쳤다. 브라질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냉정함에 놀랐다”고 말했다.

울산 조민국 감독은 “월드컵에 찬물을 끼얹은 경기였다”며 브라질의 졸전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브라질의 문제점은 어느 한 부분을 꼽을 수가 없을 정도로 전체적으로 망가졌다. 주장인 치아구 시우바가 빠졌다고 나머지 선수들이 공간을 내주고 협력수비를 못한다니 할 말이 없다. 한국이 알제리전에서 더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혹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