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 3년차인 롯데 외국인 투수 라이언 사도스키(30)는 한국말을 정말 잘한다. 동료들과 대화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뿐더러 신문기사까지도 읽는다. 하루는 이름에 ‘예’가 들어가는 한 팬이 그에게 사인을 부탁하자 “아이? 여이?”라고 물었다고 한다. 모음 ‘ㅐ’와 ‘ㅖ’의 차이를 알고 있을 정도이니 대단하다.

트위터를 즐겨하는 사도스키는 한국말로 종종 멘션을 남긴다. 지난 13일에는 이런 글도 남겼다.

“난 늘 야구장에서 기아광고를 볼때 마다 이범호가 희생번트를 하는 것을 상상하지만. 왜 내가 던질 땐 그러지않는지... 희생이라는 건 거짓말!!”.

최근 전파를 타고 있는 KIA 자동차 광고에서 이범호가 번트를 대는 장면을 보고 쓴 말이다. 이전에는 의미는 통해도 조금씩 문법에 맞지 않는 표현이 있었다. 하지만 이 글은 문법과 맞춤법이 모두 정확해 읽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했다.

14일 사직 두산전을 앞두고 사도스키에게 직접 쓴 글이 맞냐고 물었다. 그러자 사도스키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란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어떤 내용의 글이 실렸냐”고 심각하게 물었다. 내용을 들은 사도스키는 표정이 더 진지해지면서 통역사 박준혁 씨와 대화를 나눴다. 박 씨는 “사도스키가 ‘아무래도 계정을 해킹당한 것 같다’고 한다. 본인이 쓴 게 아니라고 했다”고 전했다.

해킹을 당했다는 말에 주변 분위기는 순간 진지해졌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통역 박 씨는 계속 웃음을 참지 못했다. 사도스키도 “사실 내가 쓴 것이 맞다”고 고백했다. 사람들이 당황해하는 표정을 본 그는 목까지 빨개지도록 크게 웃었다. 사도스키의 연기에 모두가 한 마디로 ‘낚인 것’이었다.

그 글은 사실 통역사의 검사를 한 번 거치긴 했다. 어찌됐건 한국말도 잘하고 연기도 잘하는 사도스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