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전 박소현 선배님 꿈을 제가 이루겠어요.”

일일드라마로 승부를 거는 신예 탤런트 고은미(27)의 다짐이다.

고은미는 현재 KBS1 TV소설 ‘강이 되어 만나리’(이금림 극본·전성홍 김원석 연출)에서 여주인공 송영채 역을 맡아 열연중이다. 지금은 60년대 시골을 배경으로 발레리나를 꿈꾸는 여고생으로 활약하고 있지만, 드라마 후반부에서는 가난을 극복하고 마침내 최고의 영화배우가 되는 운명이 준비되어 있다.

“9년전 같은 드라마에서 박소현 선배님 역할과 똑같은 연기에요. 그래서 더욱 책임감을 느껴요. 영채 역으로 독자들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중이죠.”

‘강이 되어 만나리’는 97년 SBS 일일드라마 ‘지평선 너머’의 리메이크이다. 이태란·송윤아·황인성 등이 출연한 이 드라마에서 무용을 전공하는 갈래머리 여고생 역은 박소현이 맡았다. 당초 드라마는 박소현이 영화배우로 성공하는 과정을 그릴 예정이었으나, 아쉽게도 조기종영됨에 따라 무산되고 말았다.

그러나 이 드라마에 애착을 갖고 있던 이금림 작가가 9년만에 다시 고은미를 기용해 영화배우의 꿈을 이루고자 하는 것. 우연일까 필연일까. 고은미 본인도 고등학교 시절 무용을 전공한 점이 드라마속 ‘영채’와 똑같다.

“원래 발레리나를 꿈꿨지만 건강문제로 포기하고 연기로 방향을 바꿨어요. 10년후에나마 드라마에서나마 발레를 다시 하니 너무 기뻐요. 촬영을 위해 10여시간 이상 무용을 했지만 전혀 힘들지 않아요.”

신예 탤런트이지만 고은미는 알게모르게 우리눈에 익은 연기자다. 2001년 영화 ‘킬러들의 수다’가 그의 데뷔작. 극중 신현준·원빈이 사모하는 아나운서의 정체가 바로 고은미다. 이후 CF모델로도 다수 활약했고, 특히 경남 아너스빌 CF등에서 ‘욘사마’ 배용준과 두번이나 함께 CF에 출연한 인연도 있다. CF모델보다는 ‘강이 되어 만나리’의 ‘영채’로 기억되고 싶다는 고은미의 다짐이 새롭다.

〈글 이종원기자 higher@kyunghyang.com·사진 김기남기자 kknphot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