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한 한국 축구에 월드컵 조 추첨 경우의 수는 사실상 무의미해졌다. 국제축구연맹(FIFA) 10월 랭킹에서 중국(57위)에도 밀린 한국 축구(62위)는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죽음의 조’를 예약했다.

FIFA가 지난 16일 랭킹을 발표하면서 러시아 월드컵 조편성의 윤곽도 나왔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 본선 조 추첨은 기존 대륙별 포트 분배 방식에서 FIFA 랭킹에 따른 분배 방식으로 바뀌었다. 새로운 방식에 따라 개최국 러시아(65위)와 FIFA 랭킹 1위부터 7위까지인 독일, 브라질, 포르투갈, 아르헨티나, 벨기에, 폴란드, 프랑스가 포트 1에 배정됐다.

포트 2에도 강호들이 즐비하다. 랭킹 8위로 톱 시드에서 아쉽게 탈락한 스페인을 비롯 잉글랜드(12위) 등이 2번 포트에 들어간다. 멕시코(16위), 우루과이(17위) 등 중남미 강호도 같은 그룹이다. 여기에 플레이오프를 준비하고 있는 스위스(11위), 이탈리아(15위), 페루(10위) 등도 본선행이 확정되면 포트 2에 들어온다.

포트 3 팀들이 그나마 한국이 해볼만한 상대들이지만 역시 만만찮다. 이집트(30위) 등 아프리카 국가와 세르비아(38위) 등 일부 유럽국가나 중남미 국가가 속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을 제외한 대륙은 같은 조에 두 나라 이상 속할 수 없는 가운데 일본(44위), 사우디아라비아(63위)가 한국과 포트 4에 배정된다.

세계 축구를 주도하는 포트 1 국가들은 모두 어려운 상대다. 포트 2에서도 어려운 상대들이 수두룩하다. 1번 포트의 독일 혹은 브라질, 아르헨티나에 2번 포트의 스페인, 이탈리아 등과 한 조를 이룬다면 그야말로 최악의 죽음의 조에 속한다.

사실상 모든 팀들이 한국보다 강호들이지만 그나마 유리한 조편성이라면 포트 1에서 개최국 러시아나 폴란드를 만나는 것이다. 2그룹에서는 멕시코나 페루, 3그룹에서 북중미나 아프리카팀과 한 조가 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하지만 이는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 운이 따르더라도 현재 대표팀 전력이라면 어떤 팀을 만나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신태용호는 월드컵을 앞두고 팀 전력을 더욱 끌어올리는 길밖에 없다. 다음달 A매치부터 축구팬들이 조추첨 경우의 수라도 따져볼 수 있는 희망을 보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