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시즌 최고의 타자는 이대호(35·롯데)와 최형우(34·KIA) 중 누가 될까. 함께 그라운드를 뛰는 선수들의 의견도 갈렸다.

스포츠경향이 개막을 맞이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올 시즌 최고의 타자를 꼽는 질문에 50명의 선수 대다수는 이대호와 최형우를 꼽았다. 하지만 둘 중 우위를 가리지는 못했다. 이대호와 최형우는 정확히 각각 17표씩을 받아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이대호와 최형우는 지난해 스토브리그를 가장 뜨겁게 만든 타자들이었다.

일본, 미국 등에서 활약을 이어갔던 이대호는 4년 150억원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에 ‘친정팀’ 롯데로 돌아왔다. 롯데 유니폼을 입은 이대호의 파급 효과는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001년 롯데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뛰어든 이대호는 KBO리그 2011년까지 11시즌 동안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활약했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는 팀의 4번 타자로서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2006·2010·2011년에 타격 1위, 2006년과 2010년에는 홈런·타점 1위에 올랐다. 특히 2010년에는 홈런(44개), 타점(133개), 타격(타율 3할6푼4리), 장타율(6할6푼7리), 출루율(4할4푼4리), 최다안타(174개), 득점(99개) 등 도루를 제외한 7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해 KBO리그 최초로 타격 7관왕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그 해에 9경기 연속 홈런이라는 세계신기록을 쓰기도 했다.

올해 시범경기에서는 10경기에서 타율 4할1푼2리 7타점 1홈런을 기록했다. 이례적으로 시범경기에서부터 많은 관중을 불러모으며 ‘흥행 효과’까지 일찌감치 증명했다.

최형우 역시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KIA로 이적한 최형우는 4년 100억원이라는 조건에 도장을 찍으며 ‘FA 100억원 시대’를 열었다.

최형우는 지난해 타율 3할7푼6리 타점 144개 안타 195개로 타격 3개 부문을 석권했고 스토브리그 동안 자신의 몸값을 증명했다.

KBO리그에서 이대호와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타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1년 이대호가 3관왕에 올랐을 때 최형우는 그 해 홈런(30홈런)과 타점(118타점) 장타율(6할1푼7리) 타이틀을 차지했다.

시범경기 성적은 7경기 출전 타율 1할4푼3리(17타수 2안타)로 다소 부진했다. 하지만 최형우가 기록한 2개의 안타가 모두 홈런인 것을 감안하면 정규시즌에는 얼마든지 중심 타자로서의 역할을 해낼 것이란 기대감을 안긴다.

이대호와 최형우의 소속팀인 롯데와 KIA는 시범경기에서는 맞붙지 못했다. 올 시즌 첫 맞대결은 5월5일 어린이날 예정돼 있다. 이대호, 최형우가 각자 중심 타자로 활약하다 처음으로 맞붙는 이날은 2017시즌 최고의 빅매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 구단별 설문 참가자

유희관 이현승 민병헌 김재호 박건우(이상 두산), 임창민 이재학 나성범 손시헌 김태군(이상 NC), 서건창 신재영 윤석민 김상수 김하성(이상 넥센), 차우찬 류제국 박용택 정상호 손주인(이상 LG), 최형우 안치홍 김주형 양현종 한승혁(이상 KIA), 정의윤 최정 이재원 박희수 채병용(이상 SK), 정근우 이용규 송광민 송창식 안영명(이상 한화), 윤길현 손승락 손아섭 강민호 이대호(이상 롯데), 구자욱 조동찬 김헌곤 심창민 김대우(이상 삼성), 이진영 박경수 박기혁 정대현 김재윤(이상 k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