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트레이드로 kt 유니폼을 입은 내야수 오태곤(26)이 이적 후 첫 결승타를 때려내며 ‘복덩이’ 노릇을 톡톡히 했다.

오태곤은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전에서 3-3 동점이던 연장 10회초 1사 1·2루에 중견수 키를 넘기는 결승 2타점 3루타를 쳤다. kt는 두산을 5-3으로 꺾고 금요일 6연패에서 탈출했다. 두산의 연승은 ‘6’에서 멈췄다.

2010년 롯데에 입단한 오태곤은 잦은 부상으로 고생하다가 올 시즌을 앞두고 이름을 오승택에서 오태곤으로 개명했다. 개명 후 kt로 트레이드돼 야구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전날까지 타율 0.202, 3홈런, 9타점을 올리는 데 그쳤던 오태곤은 이날 결승타점을 뽑아내 마음의 부담을 덜었다.

오태곤은 “트레이드된 후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해 팀에 미안했는데 첫 결승타를 쳐 기분이 좋다”며 “오늘은 공이 계속 배트 중심에 맞았다. 감이 좋다는 생각으로 자신 있게 스윙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kt의 사이드암 선발 고영표(26)는 6.1이닝 3실점으로 잘 던졌으나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자신의 주무기인 체인지업(34구)을 가장 많이 사용했고 투심 패스트볼(31구)과 커브(16구)를 섞어 던지며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고영표에게 공을 넘겨 받은 불펜투수 심재민과 이상화, 김재윤은 3.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김진욱 kt 감독은 “고영표가 좋은 피칭을 했는데 승리를 챙겨주지 못해 미안하다. 심재민·이상화·김재윤도 잘 막아줬다”며 “테이블세터 이대형과 오정복도 칭찬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1번 타자 이대형은 6타수 5안타, 2번 타자 오정복은 5타수 4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김 감독은 “강팀을 상대로 박빙의 경기를 하면서 좋은 집중력을 발휘해 이길 수 있었다”며 “오늘 승리가 앞으로 시즌을 치르는 데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산 선발 유희관(31)은 9이닝 동안 16안타를 내줘 역대 한 경기 최다 피안타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유희관이 9이닝을 던진 것은 지난 20일 KIA전 완봉승 이후 시즌 두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