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다” 박상영(22·한국체대)이 세계 펜싱 선수권대회 개인전에서 쓴맛을 봤다.

박상영은 지난 22일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2017 세계펜싱선수권대회 남자 에페 개인전 64강전에서 탈락했다. 세계랭킹 2위인 박상영은 127위 플라비오 지안노테(룩셈부르크)에게 12-15로 패하며 메달권 진입에 실패했다. 올 시즌 개인전에서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박상영은 세계 선수권에서도 약체에 첫판부터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지난해 리우올림픽에서 “할 수 있다”는 자기체면 후 기적같은 역전승을 거두며 세계를 놀라게 했던 박상영은 이후 많은 부침을 겪고 있다. 상대 선수들이 ‘올림픽 챔피언’ 박상영의 스타일을 철저히 분석하고 나서면서 대결이 힘들어졌다. 박상영은 지난 2월 밴쿠버 월드컵, 3월 부다페스트 그랑프리, 5월 보고타 그랑프리에서 32강에 들지 못했다. 보고타 대회 전에 열린 5월 파리 그랑프리 대회 9위가 올시즌 개인전 최고 성적이다.

박상영은 지난달 아시아선수권대회 남자 에페 단체전 우승의 기운을 이어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부활을 다짐했지만 64강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박상영은 향후 상대의 견제와 집중 분석을 이겨낼 수 있는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과 아시안선수권, 아시안게임 정상에 올라 이번 대회에서 펜싱 그랜드슬램 달성을 노리는 박상영은 오는 25일 남자 에페 단체전에서 마지막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남자 에페 나머지 선수들도 부진했다. 대표팀 맏형 정진선(화성시청)은 32강전에서 안드라스 레들리(헝가리)에게 12-15로 졌고, 박경두(해남군청)는 바스 페르베일런(네덜란드)에게 8-12로 무릎을 꿇었다. 권영준(익산시청)은 64강전에서 우야마 사토루(일본)에게 9-15로 졌다.

2012년 런던올림픽 여자 사브르 금메달 리스트 김지연(익산시청)도 쓴맛을 봤다. 김지연은 32강전에서 에무라 미사키(일본)에게 8-15로 졌다. 윤지수(안산시청)가 유일하게 16강에 진출했으나 아자 베스베스(튀니지)에 14-15로 석패했다. 황선아(익산시청)는 세실리아 베르더(프랑스)에게 11-15로 패해 16강 진출이 무산됐다.

한국은 대회 첫날 남자 사브르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이 은메달을 목에 건 이후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