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창단 이후 3년 중 ‘최악의 꼴찌’로 향하고 있다.

kt는 14일까지 106경기를 치러 35승71패로 최하위에 머물러있다. 유일한 3할대 승률 팀이며 1위 KIA와 33경기 차, 9위 삼성과도 8경기 차나 벌어져 있다.

물론 꼴찌는 확정되지 않았다. 후반기 들어 사상 초유의 100패 위기론에 놓이자 뒤늦게 ‘승부수’를 띄워 길기만 하던 승리 사이의 간격을 좁혀가고 있다. 8월 들어 5승5패를 거둔 kt는 이제 남은 경기에서 10승 28패(.263)만 해도 100패 수모는 면한다. 사실 99패나 100패나 큰 차이는 없다.

100패 위기에서 멀어진다고 해서 조금이라도 안심한다면 매우 큰 착각이다. kt가 진짜 경계해야 할 기준은 따로 있다.

지난 2년 동안 kt는 다른 9개 팀에 비해 전력과 수준이 현저히 처진다는 평가 속에 압도적 꼴찌를 했다. 그러나 신생구단 딱지를 뗀 2017년 kt도 다르지 않다.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

지난해 106경기를 치른 시점에 kt는 이미 40승을 찍었다. 8월19일까지 40승2무64패로 승률 3할8푼5리를 기록했다. 1위 두산과는 28경기 차, 8~9위였던 롯데·삼성과는 6.5경기 차로 탈꼴찌 희망을 품고 달리고 있었다. 올해 kt는 앞으로 5경기를 더 치르고도 모두 이겨야 40승 고지를 밟을 수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올해 페이스가 오히려 창단 첫해인 2015년과 비슷하다는 점이다. 1군리그에 입성한 2015년, kt는 106경기를 치른 8월15일 34승72패를 기록중이었다. 1위 삼성에 31경기 차, 9위 LG에 12경기 차로 뒤져있었다.

2015년 kt의 전력은 지금과 비교하기 어렵다. 외국인 선수를 1명 더 보유하는 혜택 속에서도 1년간 거쳐간 4명의 외국인 투수 중 크리스 옥스프링(12승)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의 성적은 4승19패로 처참했다. 국내 선발 정대현, 엄상백, 정성곤, 윤근영은 합쳐서 13승을 거뒀다. 선발 로테이션 자체를 돌리기 어려웠다. 52승 중 23승이 구원승이었고, 마무리 장시환은 12세이브를 거뒀다.

올해 kt 전력은 훨씬 낫다. 평균자책 2점대의 라이언 피어밴드와 85만달러 투수 돈 로치, 젊은 선발 고영표가 최소한 3선발을 탄탄히 지키고 있다. 마무리 김재윤은 5월에 이미 10세이브를 거뒀다. 교체된 외국인 타자 조니 모넬과 새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까지 kt가 올시즌 외국인 선수에 투자한 금액은 총 283만 달러(약 32억원)다. 2015년 총 6명에 투자한 금액(240만 달러)보다도 많다. 2015년 106경기를 치른 시점까지 kt 외국인 투수 총 4명이 던진 몫은 273이닝이었다. 올해 kt에서는 피어밴드와 로치 둘이서만 242.1이닝을 던졌다.

앤디 마르테와 시즌 후반 합류한 댄 블랙이 뿜어내던 시너지 효과가 지금 kt 타선에는 없다. 대신 국내 선수들 구성이 한층 안정적이다. 당시 자리잡기 시작한 박경수가 주축이 돼있는 올해 kt에는 유한준, 이진영, 윤석민, 오태곤, 정현 등 당시 없던 타자들이 있다. 그때 중심타자였던 김상현은 구단이 최근 버렸다.

kt가 팀의 밑바탕을 만들어온 초대 사령탑 조범현 감독을 재계약 하지 않고 새 사령탑 김진욱 감독을 영입한 근본적 이유는 하나다. 꼴찌를 벗어나기 위해서다. 더 위로 올라가면서 kt가 구상한 방향으로 젊은 팀의 패기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그러나 김진욱 감독의 kt는 1년 전보다 퇴보한 채 2년 전 새로 출범한 ‘꼬마 kt’와 비슷한 걸음을 하고 있다.

kt는 창단 첫해에 52승1무91패(.364)를 기록했다. 앞으로 38경기에서 18승 이상을 해야 2015년 kt를 넘을 수 있다. 남은 기간 4할7푼4리의 승부를 해야 한다. 지난 시즌(53승2무89패)을 넘으려면 38경기에서 최소 19승, 5할 승률 이상을 거둬야 한다. kt의 올시즌 승률은 3할3푼이다.

막내구단인 kt는 최소한 과거보다는 나아져야 하는 팀이다. ‘100패’는 급속도로 쌓여가는 패수에 잠시 상징적으로 등장한 숫자였을뿐이다. kt가 진짜 두려워해야 할 가장 밑바닥은 유례 없던 ‘100패’가 아니라 스스로의 과거다. 꼴찌라고 해서 다 같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