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닝 소화력은 선발투수가 갖춰야 할 중요한 조건 가운데 하나다. 최근 KBO리그에서도 많은 이닝을 버텨주는 선발투수에 대한 가치가 더 높아졌다. 에이스들은 ‘이닝이터’로서 200이닝을 목표로 내건다.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는 2017시즌 선발투수간 200이닝을 향한 레이스도 달아오르고 있다. 역대급 200이닝 기록 풍년도 기대된다.

KIA의 외국인 에이스 헥터 노에시는 지난 16일 광주 NC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을 4안타 2실점으로 막아 시즌 16승(2패)을 따냈다. 헥터는 이날 호투로 다승 2위를 지키는 동시에 시즌 147.2이닝을 소화, 이 부문 선두를 되찾았다.

지난해까지 KBO리그 35년 역사에서 200이닝 투수는 총 50명이 나왔다. 한 시즌 가장 많은 200이닝을 배출한 시즌은 1983·1984·1986시즌으로 총 6명이 나왔다.

16일 현재까지 4명이 200이닝을 향해 순항 중이다. 헥터에 이어 메릴 켈리(SK)가 147이닝, 유희관(두산)이 146이닝으로 각각 최다 이닝 2·3위에 올라있다. 4위에는 143.2이닝을 던진 양현종(KIA)이 자리하고 있다. 200이닝까지는 만만치 않은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적게는 7경기, 많게는 9경기 정도 더 나설 수 있는 남은 시즌 경기마다 6이닝 이상을 던져야 대기록 달성이 가능하다.

4명이 모두 200이닝을 채우면 2000년대 이후 최다 타이 기록이 된다. 2002시즌 당시 송진우(한화·220이닝), 임창용(삼성·204.1이닝), 게리 레스(두산·202.1이닝), 마크 키퍼(KIA·202.1이닝)가 200이닝 이상을 던졌다. 타고투저 현상이 유지되고 있는 시즌인 점을 감안하면 15년 만에 의미있는 기록이 탄생하는 셈이다.

이밖에 더스틴 니퍼트(두산·138.1이닝), 박세웅(롯데·136이닝), 차우찬(LG·135.2이닝), 라이언 피어밴드(kt·135이닝) 등도 막판 활약에 따라 200이닝을 시야에 둘 수 있다.

올 시즌에는 연속 시즌 200이닝에 도전하는 선수도 셋이나 된다. 헥터(206.2이닝)와 양현종(200.1이닝), 켈리(200.1이닝)는 지난 시즌에도 200이닝을 던졌다. 최근 연속 시즌 200이닝을 달성한 선수는 두산에서 뛰던 다니엘 리오스(2004~2007·4시즌)와 한화 시절 류현진(2006~2007·2시즌)이다. 양현종은 토종 좌완 투수로는 류현진에 이어 ‘2년 연속 200이닝’에 도전한다.

역대 최다 기록은 현역 시절 ‘철완’을 과시한 최동원(롯데·1983~1987), 정민태(현대·1996~2000)가 남긴 5년 연속 200이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