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올림픽 위원회 집행부와 정치인들이 200만달러 규모의 뇌물을 써 리우데자네이루가 2016년 하계 올림픽을 유치했다고 브라질 검찰이 6일 발표했다. 일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을 매수해 리우 올림픽을 유치했다는 내용으로, 향후 구체적인 사실이 드러날 경우 엄청난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AP, 로이터통신 등은 브라질 검찰이 부정한 돈으로 올림픽을 사들이기 위해 세르히오 카브랄 전 리우 주지사와 공모한 혐의로 브라질 올림픽 위원회 카를루스 아르투르 누스만 위원장을 기소함에 따라 경찰이 5일 누스만 위원장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했다고 보도했다. IOC 위원들을 매수했다는 의혹을 받는 누스만 위원장에겐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대회를 치른지 1년 만에 남미 최초의 올림픽인 리우 올림픽의 유산은 만신창이가 되고 있다. 경기장을 비롯한 거의 모든 올림픽 시설 건설 과정이 수사대상에 올랐다. 검찰은 대형 건설사가 계약을 따내기 위해 정치인들과 관계자들에게 뇌물을 전달한 것으로 판단하고 수사 중이다.

파비아나 슈나이데르 검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최악의 후보”였던 리우가 올림픽 유치에 성공하기 위해 무슨일이 있었는지를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이 검사는 시설물 건설 프로젝트에 수십억 달러가 소요됐다면서 “리우 올림픽이 부패의 거대한 널뛰기장(트램폴린)으로 이용됐다”고 말했다.

대형 건설사와 국영 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가 정·재계 인사들과 얽힌 거대한 부패스캔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밝혀진 이번 수사는 ‘라바 자투’라는 이름으로 진행 중이다. 라바 자투는 고압분사 방식의 세차를 의미한다. 검찰은 똑같은 유형의 부정부패가 2014 브라질 월드컵 개최과정에서도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누스만 위원장은 IOC 위원들을 매수하기 위해 라민 디악(세네갈) 전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회장에게 약 200만달러 규모의 뇌물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디악 전 회장은 아프리카 출신 IOC 위원들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인물이다.

브라질 당국과 공조해 이 사건을 수사해온 프랑스 검찰은 이날 디악 전 회장의 아들 파파 마사타 디악이 부정부패의 중심에 있다고 밝혔다. 라민 디악 전 회장은 현재 프랑스에 구금 중이다. 세네갈에 머물고 있는 마사타 디악은 “그들은 아무런 증거를 갖고 있지 않다. 아버지를 잡아두기 위해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리우는 2009년 코펜하겐 IOC 총회에서 시카고, 도쿄, 마드리드를 제치고 남미 최초의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다. 유력한 후보였던 시카고가 가장 먼저 탈락했고 결선투표에서 리우가 마드리드를 66-32로 물리쳤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2009년 IOC 총회 투표가 있기 사흘 전 200만달러가 디악 전 회장에게 전달됐다고 지난 3월 처음 보도했다. IOC는 당시 보도 이후 내부 조사를 벌여 2009년 총회 과정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