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고양 장항야구장에서 열린 ‘2017 경향신문과 함께하는 가을야구’ 조별리그 CJ대한통운-대우건설전. 2루 베이스를 지킨 대우건설 야수가 2루로 달려드는 상대 선수와 충돌해 쓰러졌다. 그가 고통을 호소한 순간, 의료진이 황급히 뛰어 들어갔다. 의료진은 찢긴 이마를 응급조치했고 그는 병원으로 후송돼 봉합수술을 받았다.

사단법인 스포츠닥터스는 ‘경향신문 가을야구’ 기간에 의료진을 파견해주고 있다. 스포츠닥터스는 대한개원의협의회, 서울시약사회,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경희의료원 등 국내 의료단체 10여곳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 단체들에 속한 의료진은 20만명에 이른다. 이곳 의료진들이 스포츠닥터스가 계획한 봉사활동에 의료진을 파견해주고 있다.

스포츠닥터스 요청을 받아 ‘경향신문 가을야구’에 의료진을 파견해준 곳은 경기도간호조무사회다. 이들은 공에 맞아 팔꿈치를 다친 선수, 슬라이딩하다가 인대를 다친 선수 등을 비롯해 응원차 현장에 온 가족까지 치료해줬다. 김포부천시분회장 박노경씨와 고양파주시분회장 박경임씨는 “구급상자를 자주 열지 않고 대회가 끝나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스포츠닥터스는 2003년 설립됐다. 지금까지 중국,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 등 아시아국가와 베냉, 스와질란드 등 아프리카까지 봉사를 다녔다. 국내에서도 의료봉사뿐만 아니라 배식봉사도 다녔고 틈틈이 스포츠 현장도 지켰다. 황영조, 이봉주(이상 마라톤), 이근호(프로축구 강원FC), 나지완(프로야구 KIA) 등이 홍보대사다. 이지헌 스포츠닥터스 이사는 “지난 14년 동안 약 1000회 정도 봉사를 했다”며 “올해는 주당 15회 꼴로 봉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포츠닥터스는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적인 의료봉사단체로 성장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 이 이사는 “한국 경제력이 세계 10위권이고 의료기술도 세계적인 수준”이라며 “노벨평화상을 받는 국경없는의사회처럼 스포츠닥터스도 한국을 대표하는 NGO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스포츠닥터스는 현재 레슬링 선수 출신 허준영 이사장의 사비와 일부 회원들의 기부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이사는 “지금 외국 곳곳에서는 구충제, 피부연고제가 없어서 큰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며 “스포츠닥터스가 조금 더 원활하게 봉사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