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코트의 최강자를 가리는 시즌 두 번째 테니스 메이저대회 프랑스오픈이 오는 27일부터 6월10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다. 10년 넘게 이어져오고 있는 라파엘 나달(1위·스페인)의 ‘프랑스 오픈 지배’가 올해에도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가 122회째인 프랑스오픈은 4대 메이저대회 가운데 유일하게 클레이 코트에서 열리는 대회다. 클레이 코트는 다른 코트와는 달리 공이 바닥에 튀면 속도가 느려져 강서버들보다 체력과 스피드가 뛰어난 선수들이 강세를 보인다.

올해도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는 나달이다. 2005년 나달이 프랑스오픈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이후 클레이 코트에서 그를 넘어선 업적을 달성한 선수는 없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조차 클레이 코트에서는 나달에 힘을 쓰지 못했다.

2005~2008년 4연패, 2010~2014년 5연패를 달성한 나달은 지난해 프랑스오픈 통산 10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특정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한 선수가 10번을 우승한 것은 나달이 유일하다. 물론 여자단식의 마거릿 코트(호주)가 호주오픈에서 11번 우승한 사례가 있지만, 그 기록에는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전에 우승한 7번이 포함돼 있다.

올해도 나달은 프랑스오픈에 앞서 몬테카를로 마스터스, 바르셀로나 오픈, BNL 이탈리아 인터내셔널 등 3개 클레이 코트 대회를 우승하며 ‘클레이 지존’의 위용을 뽐내고 있다.

이런 나달의 강력한 대항마로는 ‘젊은 피’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도미니크 팀(8위·오스트리아)과 알렉산더 즈베레프(3위·독일)를 들 수 있다.

팀은 나달과 통산 상대전적이 3승6패로 열세다. 하지만 그 3승을 모두 클레이 코트에서 거뒀다. 2016년을 시작으로 매년 나달을 상대로 1승씩 챙겼다. 이달 초 무투아 마드리드오픈 8강에서도 승리해 나달의 클레이 코트 21연승·50세트 연속 승리 기록을 중단시키기도 했다.

즈베레프의 상승세도 주목할 만하다. 즈베레프는 올해 BMW오픈과 마드리드오픈 등 2번의 클레이 코트 대회에서 우승했다. 나달이 우승한 BNL 이탈리아 인터내셔널 결승에서도 나달을 상대로 3세트에서 게임스코어 3-1까지 앞서는 등 대등한 경기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