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KBO리그 전반기가 마무리됐다. 여전히 타고투저의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투수들은 타자들과의 싸움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타자들의 힘은 점점 더 강해진다. 홈런 숫자는 한 시즌 최다 기록을 또다시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투수들이 타자들과 싸우는 가장 중요한 무기는 ‘확실한 자기의 공’이다.

투수들의 구위를 측정하는데 효과적인 기록 중 하나가 ‘헛스윙률’이다. 타자들이 투수가 던진 공에 방망이를 휘둘렀을 때 그 중 얼마나 많은 헛스윙을 만들어내느냐를 따진다. 때릴 수 있는 공, 스트라이크라고 판단되는 공을 공략하지만 헛스윙이 된다면, 투수가 타자와의 싸움에서 확실하게 이긴 셈이다.

2018시즌 선발 투수 중 가장 높은 헛스윙률을 기록한 투수는 KT 고영표다. 고영표는 올시즌 28.5%의 헛스윙률을 기록해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가장 높다. 고영표의 헛스윙률을 높이는 구종은 마구에 가까운 ‘체인지업’이다. 낮은 쪽에서 속구처럼 날아오다 가라앉는다. 속구와 비슷하다 뚝 떨어지기 때문에 타자들이 쉽게 방망이를 내고, 허공을 가른다.

특히 우타자들이 괴롭다. 일반적으로 체인지업은 같은 손 타자(우투수-우타자)에게 잘 던지지 않는데 고영표는 우타자 상대로 체인지업을 적극적으로 구사한다. 낯선 만큼 더 어렵다.

2위는 한화의 키버스 샘슨으로 28.0%다. 한화 한용덕 감독은 일찌감치 “구위 만큼은 역대 외국인 투수 중 최고급”이라고 자랑했다. 강한 속구와 함께 각도 큰 슬라이더가 타자들의 방망이를 끌어내 허공을 가르게 만든다. 3위는 LG 헨리 소사로 26.2%를 기록했다. 소사는 리그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데다 올 시즌 스플리터가 완성단계에 이르렀다. 리그 최고 강속구도 때리기 힘든데, 떨어지는 공까지 갖추면서 제대로 방망이에 맞히기 어렵다.

4위는 KIA 양현종이다. 24.9%의 헛스윙률을 기록했다. 국내 투수 중 가장 강한 속구 구위를 자랑한다. 5위는 SK 메릴 켈리로 24.8%다.

30이닝 이상 던진 구원투수 중 가장 높은 헛스윙률을 만들어내는 투수는 롯데 장시환으로 33.5%를 기록했다. 삼성 셋업맨 최충연이 32.9%로 뒤를 잇는다. 넥센 김상수(29.4%), 두산 함덕주(28.7%)의 헛스윙률은 팀의 마무리 투수임을 증명해준다. 장시환의 헛스윙률은 경기 운영 능력이 더해질 경우 후반기 롯데 불펜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이 기대되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