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두산-SK전이 열린 잠실구장. 경기 전 기자들과 대화를 하는 김태형 두산 감독을, 두산 외국인타자 스캇 반슬라이크가 오른손으로 툭 치고 지나갔다.

계단을 오르던 반슬라이크의 기습 터치에 계단 위에 있던 김 감독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둘은 짧은 순간 눈이 마주쳤다.

둘의 얼굴에 금세 미소가 번졌다. 김 감독 입장에서도 반슬라이크가 친근감을 표시한 것이 싫지 않은 표정. 대체 외국인타자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반슬라이크가 극심한 부진 끝에 최근 타격감을 회복을 하던 중에 자신감도 얻어가는 것으로 해석 가능했기 때문이다.

반슬라이크는 지난 11일 잠실 롯데전에서 KBO리그 데뷔 홈런을 쳤다. 12일 롯데전에서는 4타수 1안타에 머물렀지만, 볼넷 1개를 곁들이며 타점도 올렸다. 무엇보다 레그 킥으로 타이밍을 잡으며 타구의 질이 좋아지고 있다.

반슬라이크는 이날 훈련 중에도 전과 다른 타격을 했다. 라이너성으로 왼쪽 담장을 여러 차례 넘겼다. 김 감독은 “스윙 스피드가 좋아지고 있다”며 고무적으로 받아들였다.

두산에 외국인타자는 올시즌 야수 전력의 마지막 숙제 같은 것이었다. 일단 선수도 감독도 좋은 느낌으로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전 3연전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