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들이 아쉬운 한가위를 보내고 있다.

갈고 닦은 기량을 마음껏 뽐낸 선수보다는 교체로 뛴 선수가 더 많다. 짜릿한 골을 넣고 다친 선수까지 속출하니 팬들은 속상하기만 하다.

■손흥민 나홀로 선발…벤치가 더 익숙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손흥민(26·토트넘)은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 연휴에 유일하게 선발로 뛴 선수다.

손흥민은 23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브라이턴 호브 앨비언과의 원정 경기에서 측면 날개로 출격해 그라운드를 누볐다. 손흥민이 선발로 뛴 것은 이번 시즌 처음이다. 2018 러시아월드컵부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까지 전 세계를 내달렸던 그는 프리미어리그에선 두 차례 교체 출전한 것이 전부였다. 손흥민은 기대했던 공격 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한 채 후반 23분 에릭 라멜라와 교체됐다. 토트넘은 1-1로 맞선 라멜라가 후반 31분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2-1로 이겼다.

비록, 손흥민이 기대했던 골 맛을 보지는 못했지만 다른 선수들과 비교하면 행복한 처지다.

프랑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석현준(27·랭스)은 선발에서 밀린 가운데 교체로 출전 기회를 잡았다.

석현준은 이날 프랑스 리그앙 6라운드 디종과의 홈경기에서 후반 14분 셰이 오조 대신 투입됐다. 지난 시즌 트루아에서 6골을 넣은 석현준은 승격팀인 랭스에서 주전을 꿰찰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지만 이적 직후인 1라운드를 제외하고 매 경기 교체 투입으로만 출전 시간을 확보하고 있다. 디종전은 그가 교체로 출전한 5번째 경기다. 석현준이 디종의 골문을 열지 못하면서 경기는 0-0 무승부로 끝났다. 최근 4경기 무승(2무2패)에 그치면서 10위로 밀려난 랭스가 변화를 꾀한다면 석현준이 선발 기회를 잡을 수도 있을 것이 유일한 기대다.

젊은 피 이승우(20·헬라스 벨로나)도 이탈리아 2부리그에서 교체로 감각을 끌어올린 게 소득이었다. 이승우는 전날인 22일 크로토네전에서 후반 34분 교체 선수로 출전해 2-1 승리에 힘을 보탰다.

올 여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뉴캐슬 유나이티드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기성용(29)은 2경기 연속 결장했다. 기성용은 23일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교체 명단에는 이름을 올렸지만 끝내 출전은 못했다. 시즌 초반 선발로 나섰던 터라 아쉬움은 더욱 크다. 그러나 9월 A매치 직후인 15일 아스널전에서 처음 출전 명단에서 제외된 뒤 이날 크리스털 팰리스전까지 주전에서 밀린 분위기다.

■첫 골 넣으면 부상?…지구 특공대의 불운

독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에서 뛰는 ‘지구’ 특공대 지동원(27)과 구자철(29)은 첫 골을 넣으면 다치는 불운이 따라 다닌다.

구자철이 지난 22일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의 WWK아레나에서 열린 2018~2019 독일 분데스리가 4라운드 베르더 브레멘과의 홈경기에서 0-2로 끌려가던 전반 막바지 만회골을 터뜨렸으나 후반 22분 왼 무릎 부상으로 교체된 것이다. 정확한 부상 상태는 정밀 검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결국, 아우크스부르크는 브레멘에 2-3으로 패배해 연패에 빠졌다. 구자철의 부상이 더욱 아쉬운 것은 직전 경기에서 지동원이 시즌 첫 골을 넣고 골 세리머니를 하다 다친 까닭이다. 구자철도 이날 골이 시즌 첫 공격 포인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