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프로농구 현대모비스는 ‘시쳇말’로 ‘넘사벽(넘을수 없는 4차원의 벽을 줄인 말)’이다.

현대모비스는 13일 현재 18승 3패로 선두에 자리하고 있다. 승률은 8할5푼6리에 달한다. 2위 인천 전자랜드(14승 8패)와 4.5경기 차이다.

게다가 13일 고양 오리온과의 경기에서 80-66으로 승리하면서 10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올시즌 적수가 없다는 평가다. 1997년 우승을 시작으로 6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린 모비스는 7번째 우승컵을 노리고 있다.

팀의 주축으로 활약 중인 라건아도 예전 우승의 영광을 또 느끼고 싶은 선수 중 하나다. 지난 1월 귀화에 성공해 리카르도 라틀리프 대신 ‘라건아’라는 이름으로 바꾼 그는 ‘친정팀’ 현대 모비스로 다시 돌아왔다. 라틀리프로 뛰었던 2012년부터 세 시즌 동안 모비스의 세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함께 했다.

3연패의 ‘산증인’으로서 그 때의 ‘라틀리프’와 지금의 ‘라건아’가 느끼는 점은 얼마나 다를까. 라건아는 “지금이 더 강한 것 같다”고 했다.

그 때를 돌이켜본 라건아는 “3연패를 달성하는 기간 동안에는 선수들과 오랜 기간 동안 동고동락해서 팀 호흡이나 선수들간의 호흡이 좋았다. 그 호흡에 지금의 강함이 더해져서 더 강팀이 된 것 같다”고 했다.

스스로도 변화가 생겼다. 3연패를 달성한 라건아는 서울 삼성으로 떠났다. 삼성에서 쌓은 경험도 무시할 수 없다. 라건아는 “2014~2015시즌에 자신감이 상한가를 쳤었는데 삼성으로 간 뒤 경험까지 쌓이다보니 지금은 자신감, 경험이 모두 많아져서 더 좋아진 것 같다”고 했다.

개인적으로도 더 성숙했다. 라건아는 “어렸을 때에는 나와 매치업하는 상대 선수가 신경이 많이 쓰였다. 상대가 나보다 득점이나 리바운드가 많으면 경기가 끝나고 많이 짜증이 났다”고 했다.

하지만 이제는 경기에만 집중하려 한다. 라건아는 “요즘에는 팀이 원하는 수비, 리바운드에 신경쓰려하고 득점이 필요할 때 득점을 하려고 한다”고 했다.

오히려 올시즌에는 마음이 여유로워졌다. 라건아는 2014~2015시즌을 다시 떠올렸다. 당시 로드 벤슨이 시즌 중 퇴출되면서 팀이 어려움을 겪었다. 라건아는 “그때는 본의아니게 압박감이 있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마음이 편한 것 같다”고 했다.

흐른 세월만큼 사령탑의 모습도 바뀐 것을 느낀다. 라건아는 “2012~2013시즌이 ‘피크’였다”며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의 카리스마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당시에는 유재학 감독도 젊었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좀 더 릴렉스해진 것 같다. 지금도 지적도 많이 하지만 그 때보다는 좀 더 부드러워진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