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허삼영 전력분석 팀장을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 20년 넘게 삼성에서 전력분석을 담당해 와 선수들의 장점 파악에 능하다. 허 신임 감독은 감독 선임 발표 직후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솔직히 미천한 감독이다. 감독의 자격을 의심하고 비난하는 시선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우리 선수들의 저평가는 단호하게 반대할 수 있다”면서 “미리 준비하는 야구를 통해 선수들과 팬들이 한데 어우러지고 함께 감동하는 야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 언제 감독 선임 소식을 들었나.

“수원 경기 끝나고 대구 내려갔다. 밤 9시쯤에 단장님으로부터 사무실에서 잠깐 보자는 연락을 받았다. 그 자리에서 감독 소식을 들었다.”

- 언질도 없었나.

“하마평에 돌고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기대하지 않고 있었다. 류중일 감독님이 ‘감독된다며’라고 웃으며 말하시길래, ‘그럴리 있겠습니까’라고 말씀드린 적은 있다.”

- 따로 면접도 없었는지

“사장님이 2년 동안 지켜보신 결과라는 설명은 들었다.”

- 리그 명문팀인 삼성 라이온즈의 감독이 됐다.

“많은 감독님들이 취임 때 팀워크와 소통 말씀하시고 강한 팀의 조건들 말씀하신다. 그런 것 하지 않으려고 한다. 현실에 기반해서 판단한다. 명문팀인 삼성이 지난 수년간 많이 약해졌고, 하위권에 머문 것 인정해야 한다. 대신 희망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전력분석팀 일을 하면서 오랫동안 선수들의 장점을 지켜보는 일을 해 왔다.”

- 스타 출신 아니라는 부담감 있을 것 같다.

“저런 사람이 감독을 해? 라는 비난과 시선 다 인정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팀 선수들에 대한 저평가는 받아들일 수 없다. 앞서 말했듯이 내가 해 온 일은 선수들의 장점을 계속 찾는 일이었다. 필드매니저는 그 장점들을 조합해서, 선수들이 실력발휘할 수 있도록 길 열어주는 일이다. 선수들은 충분히 희망이 있다.”

- 최근 삼성 팀 내 분위기가 많이 해이해졌다는 주변의 평가가 있다.

“프로야구가 더 이상 기강 잡고 휘어 잡고 하는 흐름이 아니다. 기강잡으려 얼차려 주는 시대 아니다. 지금 어린 선수들은 태어날 때부터 자기 방을 갖고 자란 선수들이다. 선수들과의 관계 만들어가고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분위기 만들어야 한다.”

- 감독으로서 목표가 있다면

“선수들과 팬들이 한데 어우러지고 함께 감동하는 야구를 하고 싶다. 관중석과 그라운드가 완전히 갈라지지 않고, 함께 공감하는 공간이 되는 야구를 꿈꾼다. 지금 각종 전자기기들에 야구팬들을 뺏기는 게 싫다.”

- 그 전자기기들을 이용하는데 장점이 있는 감독이다.

“그러고 보니 그렇다. 그동안 준비해 왔던 일을 선수들이 더 잘 활용하고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게 될 것이다. 각자의 스킬을 잘 활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싶다. 벤치가 이래라 저래라 하는 야구라기 보다는 선수들의 장점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경기 전에 미리 준비하는 야구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