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탱탱볼’ 논란을 낳았던 메이저리그가 2019 포스트시즌에서 거꾸로 ‘돌탱볼’ 논란에 휩싸였다. 포스트시즌 동안 갑자기 타구가 덜 날아간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돌탱볼’ 논란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감독들이 언급하며 공식화되고 있다. ESPN에 따르면 세인트루이스의 마이크 쉴트 감독은 지난 13일 워싱턴과의 챔피언십시리즈 2차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구단 분석팀의 분석결과 포스트시즌에서 타구 비거리가 약 4.5피트(약 1m37㎝) 정도 줄어들었다고 한다”고 밝혔다. 쉴트 감독은 “이것이 타자들에게, 특히 뜬공 유형 타자들에게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뚜렷하지 않지만 4.5피트의 거리라면 분명히 홈런이 될 수 있는 타구가 잡힐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대팀인 워싱턴의 데이브 마르티네스 감독도 이에 동의했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실제 비거리 감소 영향을 감안해 1차전에서 외야 수비를 조금 당겨서 배치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1일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의 롭 아서는 이번 포스트시즌 타구 비거리 관련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공에 대한 공기 저항이 커졌고 이 때문에 비거리가 줄어들고 있다”고 발표했다. 아서의 결과에 따르면 포스트시즌 동안 43개의 홈런이 나왔는데, 정규시즌과 조건이 같았다면 24개의 홈런이 더 나왔어야 했다. 다시 말해 홈런 24개가 도둑맞았다는 뜻이다. 각 구단들의 전력 분석팀들도 이같은 ‘비거리 감소’를 확인했고, 이에 동의하는 중이다.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에서 세인트루이스 마르셀 오수나가 2회 때린 타구는 타구 발사각 36도에 105.8마일의 속도로 날아갔다. 정규시즌 같으면 70% 이상 홈런 이었지만, 평범한 중견수 뜬공이 됐다. 그 타구가 넘어갔다면 워싱턴의 2-0으로 승리한 경기 결과가 뒤바뀌었을지도 모른다.

메이저리그 사묵국은 ‘공 논란’에 대해 “공을 만드는 공정에 있어서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사이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서 “유일한 변화는 공에다가 포스트시즌용임을 뜻하는 도장을 찍은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비거리 감소에 동의했다. ESPN에 따르면 로버츠 감독은 워싱턴과 디비전시리즈 때 “공이 바뀐 것 같다. 정규시즌 때 타격음, 타구 방향 등을 봤을 때 넘어갔어야 하는 공이 넘어가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 코디 벨린저의 타구는 펜스 앞에서 잡히는 경우가 많았다. 리그 홈런 3위 벨린저는 NLDS 4경기에서 홈런을 1개도 때리지 못했다. 비거리 문제가 아니라면 다저스는 워싱턴과의 5차전 9회말 끝내기 승리를 거둘 수도 있었다. 9회말 1사 1루, 윌 스미스의 타구는 다저스타디움 오른쪽 담장 바로 앞에서 잡혔다.

반면 투수들은 “전혀 달라진 것 없다”는 입장이다. 올스타전 때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홈런 많이 나오도록 공에 무슨 짓을 한게 100% 틀림없다”고 주장했던 휴스턴의 저스틴 벌랜더는 가을야구 비거리 논란에 대해 “공이 달라졌다는 걸 느낄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