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잘 졌네요.”

전창진 KCC 감독이 농구판을 흔든 ‘빅딜’로 만든 호화 라인업을 처음 꺼낸 원주 DB전 패배에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전 감독은 12일 전주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DB전에서 77-81로 패배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스포츠는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우리는 경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이긴 것처럼 굴었다. 선수와 벤치 모두 자기 역할을 못 했다”고 패배를 받아 들였다.

KCC는 지난 11일 현대모비스에 4명의 선수(리온 윌리엄스·김국찬·박지훈·김세창)를 내주면서 외국인선수 라건아와 이대성을 데려왔다. 원래 기둥인 이정현과 송교창이 건재한 상황에서 베스트 5에서 4명이 국가대표로 짜여지는 호화 라인업을 완성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실망스럽기만 했다. 라건아는 골밑에서 제 몫을 해냈지만 이대성이 0점으로 꽁꽁 묶이면서 DB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 감독은 전술적으로 몸 상태가 완벽치 않은 이대성의 기용에 아쉬움을 내비쳤지만 나머지 선수들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전 감독은 “그동안 우리 선수들은 열심히 뛰는 움직임으로 공격 찬스를 만드는 농구를 했다”며 “이젠 라건아한테 주면 해결하는 편한 농구를 하더라.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상범 DB 감독은 “선수들이 3연패를 끊어줬다”고 활짝 웃었다. 이날 DB는 센터 김종규가 가벼운 부상으로 교체되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KCC를 0.5경기차이로 앞서는 3위가 됐다. 이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누구라고 말할 것 없이 잘해줬다”며 “(김)민구가 결정적인 순간에 터져줬지만 그 전에 김태술하고 허웅이 끌고 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