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림(18) 뿐만이 아니다. 내년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하는 재미교포 선수는 노예림 말고도 4명이 더 있다.

한국 선수들은 올해까지 5년 연속 LPGA투어 신인상을 석권했다. 하지만 내년 시즌 한국인 신인은 전지원(22)과 손유정(18) 두 명 뿐이다. 한국 선수들의 신인상 경쟁도 최근 몇 년 동안과는 달리 상당히 힘겨울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 재미교포 선수들의 강세가 예상된다. 내년에 LPGA투어에 데뷔하는 재미교포 선수는 모두 5명이다. 총 19명의 신인 가운데 4분의 1이 넘는다. 신인상 후보도 한국 선수들보다는 재미교포 선수들이 많다.

재미교포 골프 선수, 특히 여자 선수들이 많은 이유는 한국과 비슷하다. 박세리(42)의 영향 때문이다. 박세리가 1998년 US오픈에서 우승한 뒤 한국에 ‘세리 키즈’가 생겼듯 재미교포 사회에서도 골프 붐이 일었다고 한다. 재미교포 부모들은 의사, 변호사 등과 함께 골프 선수도 미국에서 성공하는 길로 생각한다고 한다.

5명의 재미교포 선수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역시 노예림이다. 2018년 미국 주니어 챔피언인 노예림은 지난 9월 LPGA 투어 캄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준우승하며 골프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175㎝의 큰 키에 270∼28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가 돋보인다. 올해 LPGA 투어 퀄리파잉 시리즈를 3위로 통과했다.

국내에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에서는 안드레아 리(21)가 노예림보다 먼저 이름을 알렸다. 미셸 위가 우승한 2014년 US여자오픈에서 컷을 통과한 것이 대표적인 기록이다. 고교 2학년 때였다. 프로로 전향하기 전까지 미국 선수 가운데 아마추어 세계 랭킹이 가장 높았다. 한때 1위까지 올랐고, 프로 전향 직전에는 3위였다.

재미교포 1.5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안드레아 리는 어린 시절 암벽 등반, 피겨 스케이팅, 축구, 태권도 등 다양한 스포츠를 경험했다. 골프는 5살 때 처음 시작했고, 8살 때부터 주니어 대회에 출전했다. 골프 장학생으로 스탠포드대에 입학한 그는 2018~2019시즌 대학 대회에서 우승 2번을 포함, ‘톱10’에 6번 들었다. 어릴 때부터 꿈인 LPGA 투어 선수가 되기 위해 대학 4학년 재학 중에 프로로 전향했다.

출전 우선 순위가 161위에 머물러 있어 얼마나 많은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느냐가 변수지만 초반에 좋은 성적을 낸다면 신인상 경쟁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 3학년 재학 중 프로로 전향한 제니퍼 장(20)도 아마추어 시절 강자였다. 프로 전향 직전 아마추어 세계 랭킹은 9위였다. 대학 대회에서 3승을 올린 그의 미국 대학 랭킹은 3위 정도였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태어났지만 대학은 친척이 많은 캘리포니아주 USC로 진학했다. 한 라운드 최저타는 66타를 두 번 기록한 적이 있다. 2017년 주니어 솔하임컵 멤버였고, 2018년에는 US 여자오픈에도 출전했다.

에스더 리(25)와 김경(25)은 LPGA 2부 투어인 시메트라 투어에서 뛰다 LPGA 투어 진출의 꿈을 이뤘다.

2017년 콜로라도대를 졸업하고 2018년부터 시메트라 투어에서 활동한 에스더 리는 올해 시메트라 투어에서 상금 9위에 올라 내년 LPGA 투어 출전자격을 얻었다. 9살 때 골프를 시작한 그는 올해 시메트라 투어에서 평균타수 10위(70.64타)를 기록했다. 평균 퍼팅수 7위(29.48타), 샌드 세이브 1위(75%) 등 그린 주변 플레이가 좋다.

김경은 2016년 USC를 졸업한 뒤 2017년 시메트라 투어에 데뷔했다. 올해 시메트라 투어에서 평균타수 8위(70.55타)에 올랐다. 티샷 비거리(245.54야드)는 129위에 그쳤지만 티샷 정확도는 5위(82.23%)였다. 퀄리파잉 시리즈를 통해 LPGA 투어 출전자격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