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싱어송라이터 할시(Halsey·26)가 “방탄소년단과 작업한 것은 인생 최고의 경험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오는 5월 9일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두 번째 내한공연 ‘할시 라이브 인 서울’(Halsey Live in Seoul)를 갖는 할시가 공연기획사 라이브네이션코리이 진행한 전화 인터뷰에서 방탄소년단에 대해 이야기했다.

할시는 방탄소년단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MAP OF THE SOUL: PERSONA) 앨범 타이틀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를 피처링하고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했다.

지난 17일 발매한 할시의 새 앨범 ‘매닉’(Manic)에는 방탄소년단 슈가와 협업한 곡 ‘슈가의 인터루드’(SUGA‘s Interlude)가 수록이 됐다.

할시는 “방탄소년단은 너무나 상냥하고 똑똑하고 재능 있다.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뮤직비디오 촬영차 한국에 왔을 때 이들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하려 노력하는 것을 봤다. 덕분에 나 내 음악에 완벽을 기해야겠다는 의지를 다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할시는 당시 방탄소년단 멤버 개개인의 성격과 관심사를 알게 됐고 슈가와의 협업도 그때 성사됐다고 전했다.

할시는 “슈가 솔로 믹스테이프 ‘어거스트 디’(Agust D)에 담긴 내면의 생각과 어두운 면들, 아티스트와 개인을 오가는 고뇌가 고스란히 전달돼 깊이 공감했다. 이 노래를 들었을 때 이번 앨범에서 반드시 슈가와 협업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할시는 “슈가는 이 곡에 맞는 완벽한 사람이기 때문에 꼭 슈가여야만 했다”면서 “그와 함께 할 수 있어서 무척 행복했다”고 밝혔다.

슈가는 아티스트로서 고민과 방황을 담은 이 곡에서 작사·작곡에 참여하고 한국어로 된 랩 가사를 소화했다.

할시는 방탄소년단과 협업을 하기 전인 2018년 첫 한국을 방문했다. 당시에는 대중이 자신을 알고 있을지, 공연에 올 지를 걱정했다고 한다.

할시는 “우려와 달리 멋진 공연을 펼칠 수 있었다. 공연장에는 2500명 이상 관객이 들어찼다. 노래 가사도 모두 알고 있었고 응원 피켓도 들고 있었다. 공연 후 팬들과 만난 시간은 무척 감동적이었다. 한국과 한국 팬을 정말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리고 말했다.

할시는 도 “팬들도 그때보다 많아졌고 앨범도 2장에서 3장으로 늘어났기 때문에 이번 내한 공연이 더 기대된다”고 했다.

새 앨범 ‘매닉’은 타이틀곡 ‘유 슈드 비 새드’(You Should Be Sad), ‘그레이브야드’(Graveyard), ‘위드아웃 미’(Without Me) 등 총 16곡이 수록됐다.

할시 본인이 지금까지 작업한 앨범 중 가장 개인적인 앨범이라 말한 바 있을 만큼 할시 내면의 감정을 풍부하게 담은 작품이다. 할시는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생각을 담은 앨범”이라고 설명했다.

캐나다 출신 여성 로커 앨라니스 모리셋, 미국 래퍼 도미닉 파이크와 함께 작업한 노래도 실렸다.

할시는 미국 듀오 체인스모커스의 ‘클로저’(Closer)와 저스틴 비버 ‘더 필링’(The Feeling) 등을 피처링해 흥행에 일조하는 등 다른 아티스트와 협업을 이어왔다.

그 이유에 대해 할시는 “새로운 사운드를 실험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생각지도 못한 결과물이 나오기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함께 작업하고 싶은 사람으로 래퍼 드레이크와 싱어송라이터 션 멘데스를 꼽았다. 그러면서 신인 아티스트들과도 협업하고 싶다는 희망도 말했다.

할시는 “커리어를 시작했을 때 저를 믿고 함께 해준 사람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제가 있을 수 있었다. 젊은 신인 아티스트에게 저도 그런 역할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할시는 ’걸크러시‘한 매력으로 젊은 여성 팬이 많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2018년 내한 당시 관객 중 80% 가까이가 여성 관객이었다.

미국에서 ’미투 캠페인‘이 한창이던 2018년 그래미 시상식에서 흰 장미를 들어 미투를 지지하고, SNS에서 페미니즘에 대한 소신을 밝히는 등 여성 인권에 꾸준히 목소리는 내는 것도 인기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할시는 어린 여성 팬들에게 “자기 자신을 믿으라”는 당부의 말도 전했다. 그는 “나 자신을 믿고 과감하게 도전했기에 나는 똑똑하고 친절하고 더 나은 어른이 되어가는 것 같다”며 “그 시기를 지나고 있는 많은 여성에게 이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할시는 “특히 어린 여성에게 성장은 힘들다고 말하고 싶다”며 “용감해지고, 자기 자신에게 친절하며, 지나치게 엄격해지지 말라.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감이 팽배하지만 그런 압박은 실재하지 않다. 실수해도 괜찮다. 세상이 다 무너진 듯한 상황에도 해쳐 나올 방법은 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