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말마다 동네 산에 갑니다. 평소 부족한 운동을 채우기 위함입니다. 최근 10년간 오르내린 곳인데 이전과 다른 게 느껴졌습니다. 사람들이 많아졌고 연령층도 다양해졌습니다. 어린이, 청소년, 젊은 커플이 많아졌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격리’ 생활을 한 지 3개월 안팎입니다. 답답한 마음을 운동으로 해소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실내에서 모여 운동하는 건 아직 불안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산과 공원으로 몰리나 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스포츠계 산업계도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줌바 댄스 강사가 코로나19 수퍼 전파자라고 해서 자의반타의반으로 문을 닫는 실내 스포츠시설이 많습니다. 밀폐된 실내에 여러 사람이 모인 게 문제가 된 건데 그게 마치 스포츠 활동 자체가 잘못됐다는 식으로 오해를 받기도 했습니다. 결국 스포츠시설은 운영이 극도로 제한됐습니다. 그런데 클럽, 술집, PC방, 노래방 등 사람들이 더 가깝게 더 밀접하게 활동하는 곳은 버젓이 영업하는 것을 보면서 ‘스포츠를 왜 택했나’하는 자괴감이 든 분들도 많았습니다.

지금 많은 분야에서 재택근무를 합니다. 그런데 스포츠는 재택근무를 하기 힘들고 수익을 올리기도 어렵습니다. 음악과 미술도 비슷합니다. 그림 그리는 걸, 노래하는 걸 온라인으로 지도할 수는 없으니까요. 얼마 전 누군가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지금 재택근무가 가능한 분야는 향후 기계로 대체될 공산이 크다. 반면 재택근무가 힘든 분야는 미래에도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물론 전자기기를 이용한 홈트레이닝 정도는 기계가 사람을 대신할 수 있지만 비싼 특정 기구를 이용한 운동, 여럿이 모여서 함께 하는 운동은 사람 없이는 이뤄지기 힘듭니다.

코로나19 이후 스포츠 문화는 많이 달라질 겁니다. 운동의 중요성이 아주 높아질 겁니다. 코로나19에 전염돼도, 젊고 건강하면 생존하는 반면 기저질환이 있는 중장년층은 죽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운동을 독려할 겁니다. 특히 40~60대가 운동을 더 하려고 할 겁니다. 코로나19가 제압되기 전까지는, 실외 활동이 실내 활동보다 더 활발할 겁니다.

학교 체육도 달라질 겁니다. 지금 체육수업도 온라인으로 진행됩니다. 제약도 많지만 나쁜 것만 있는 게 아닙니다. 조종현 평촌고 체육교사는 “온라인으로 이론과 시범을 지도한 뒤 집에서 과제를 수행한 영상을 찍어 제출하게 할 계획”이라며 “더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 더 많이 연습하고 더 도전하는 학생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단체 운동을 함께할 수는 없어도, 개인기술을 연마하고 익숙하게 만드는 데는 집에서 수행하는 과제가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겁니다. 운동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늘어날 수 있는 이유입니다.

코로나19는 국민들의 협업 덕분에 조금씩 잡혀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목숨’보다는 ‘삶’을 재개할 방법을 조심스럽게 연구할 때입니다. 각자 위생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면서 일상의 삶으로 회복해야 경제도 돌아가고 생계도 이어갈 수 있을 테니까요.

스포츠도 언젠가 일상으로 돌아갈 겁니다. 코로나19 이후 존재감과 필요성이 엄청나게 커질 분야가 바로 스포츠입니다. 스포츠계 종사자 여러분, 철저하게 준비하면서 그때를 기다립시다. 라디오에서 누군가 말했습니다. ‘앞으로 인류 역사는 BC(Before Corona)와 AD(After Disease)로 구분될 것’이라고. 스포츠가 과거보다 훨씬 더 인정받는 날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