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은퇴를 결심하며 공을 내려놓았던 심수창(39)이 이번에는 마이크를 잡았다. 심수창은 2020시즌 MBC스포츠+의 해설위원으로 새출발했다.

배명고-한양대학교를 졸업한 뒤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심수창은 LG(2004~2010, 2019년)를 포함해 넥센(2011~2012년), 롯데(2014~2015년), 한화(2017~2018년) 등 4개 팀을 거치면서 선수 생활을 했다.

은퇴 후 심수창은 다른 경험을 할 방법을 물색했다. 그리고 MBC스포츠+의 유튜브 ‘스톡킹(스포츠 토크의 킹)’에서 숨겨왔던 입담을 뽐내면서 자신의 재능을 찾았다. 덕분에 심수창은 해설위원의 자리를 제의받았다. 지난달 14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의 팀 자체 청백전에서 처음으로 해설을 한 심수창은 연습경기에서도 예행 연습을 마쳤다. 그리고 17일 수원 삼성-KT전에서 정규시즌 첫 해설을 앞두고 있다.

심수창은 스포츠경향과의 전화통화에서 “해설, 해보니까 어렵더라”며 “공부를 하고 있는데도 정말 어렵다”고 했다.

누구나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해설을 하고 싶다는게 목표다. 그는 “요즘은 데이터는 팬들이 스마트폰으로 찾아봐도 다 찾을 수 있다. 데이터가 더 세분화 되면서 어려운 용어가 많아졌는데 가끔 선수들도 어렵게 생각하는 것들도 있다. 그런 것들을 최대한 쉽게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다.

야구팬들이 자신의 해설을 들으면서 편하게 야구를 보게끔 하고 싶었다. 심수창은 “야구 경기 결과가 사람의 생사가 달린 문제가 아니지 않나. 해설을 재미있게 풀어가고 싶다. 듣는 사람도 진지하게 안 받아들여도 된다. 그래서 어떻게든 재미있게 이야기해보려고 하는데 그렇게 풀어나가는게 더 어렵다”고 했다.

프로 생활 16년을 포함해 야구로만 보낸 세월이 30년이 넘는다. 그러나 이제 갓 사회로 나오게 된 심수창은 ‘신입’의 심정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심수창은 “사회생활도 참 어렵다”며 머리를 긁적이면서도 “이것저것 다 해보고 싶다. 다른 방송도 많이 해보고 싶다. 요즘 스포츠 선수들이 예능에도 진출하고 있지 않나. 나도 그런 경험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대개 야구 선수들은 은퇴를 한 뒤 지도자 생활을 꿈꾼다. 최근에는 해설위원으로 진로를 정하는 이들도 많아졌으나 궁극적으로는 지도자가 목표인 이들이 많다.

그러나 심수창은 ‘방송’을 자신의 새 진로로 정했다. 그 이유로 “내가 유튜브를 하면서 팬들이 야구 선수가 이야기하는 색다른 모습을 좋아하는 것을 봤다. 그래서 방송인이 되어서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었다. 야구도 이렇게 색다른 관점으로 즐거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심수창의 롤모델은 서장훈, 안정환이다. 농구 선수 출신 서장훈은 예능인으로 거듭났고 축구 선수 출신 안정환 역시 거침없는 입담으로 예능계에서 상종가를 치고 있다. 심수창은 야구 선수 중에서도 그런 예능인이 나와야 될 때라고 봤다. 그는 스포츠 선수들이 나오는 예능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심수창은 “30년 넘게 몸으로 나를 표현해 왔다. 그런데 이제 마운드에서 내려와 말로 표현하려고 하니 정말 많이 어렵다”면서도 “그래도 이제는 색다른 모습으로 야구 팬들에게 다가가고 싶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