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는 새 시즌을 준비하는 ‘단장의 시간’입니다. 팀 전력 정비를 위해 로스터를 재구성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시간입니다. 스포츠경향이 스프링캠프 출발과 설을 맞아 10개 구단 단장들에게 물었습니다. 겨울의 준비와 봄의 시작, 그리고 미래를 향한 소망을 모았습니다.

■만약 ML에서 딱 한 명을 데려올 수 있다면?

KBO리그의 외인 규정은 3명 보유, 3명 출전이다. 선발 투수 2명에 장타력 있는 야수 1명이 일반적 구성이다. 외인 선수의 몸값 상한선은 100만달러다. 이를 넘는 선수는 데려올 수 없다. 하지만, 만약 돈과 상관없이 딱 한 명을 더 데려올 수 있다면 어떨까. 10개구단 단장들에게 ‘ML에서 딱 한 명을 데려올 수 있다면 누구를 원하는지’를 물었다. 어쩌면 ‘답정너’의 질문일 수도 있지만, 각 팀의 현재 상황을 조금 엿보게 했다.

단장들이 원한 선수는 둘로 나뉜다. 최고 타자 마이크 트라우트(에인절스)와 최고 투수 게릿 콜(양키스)이다.

두산과 KIA, 롯데가 마이크 트라우트를 선택했다. 트라우트는 2019시즌 시작을 앞두고 에인절스와 12년간 4억3000만달러 연장 계약을 맺었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비싼 선수이자 가장 뛰어난 선수다. 중견수, 중심타자로 파워와 스피드를 모두 갖췄다. 2012년 신인왕을 받았고, MVP 3차례, MVP 2위 4차례에 올랐다. 2020시즌 MVP 5위가 가장 못한 성적이다.

KIA 조계현 단장은 “50홈런은 물론 타점 능력도 보장되고 수비도 완벽하다. 야구는 점수를 내야 이기는 스포츠”라고 트라우트 선택 이유를 밝혔다. KIA는 장타력 갖춘 중견수가 꼭 필요한 팀이다.

KT와 LG, 삼성은 뉴욕 양키스 에이스 게릿 콜을 선택했다. 게릿 콜은 2020시즌을 앞두고 뉴욕 양키스와 9년 3억2400만달러에 계약했다. 투수 총액으로는 가장 큰 금액이다. 2019시즌 20승5패, 평균자책 2.50, 삼진 326개를 잡아냈고 2020시즌에도 사이영상 투표 4위에 올랐다. 100마일에 가까운 힘있는 속구가 무시무시하다.

LG 차명석 단장은 “게릿 콜이나 제이콥 디그롬 등 확실한 에이스를 데려오고 싶다”며 “이 선수 나가면 오늘은 끝났다 싶은 쎈 투수를 보유한 적이 LG는 너무 오래 됐다”고 말했다. 한화 정민철 단장도 비슷한 이유에서 뉴욕 메츠 에이스 제이콥 디그롬을 선택했다. 디그롬은 메츠의 암흑기 속에서 홀로 버틴 에이스다. 어쩐지 한화와 잘 어울린다.

키움 고형욱 단장은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셰인 비버(클리블랜드)를 꼽았다. 고 단장은 “26세의 젊은 투수가 우리 팀에 주는 시너지가 클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SK 류선규 단장은 다저스와 계약한 트레버 바워를 선택하며 “야구 데이터에 관심이 아주 많은 선수”라고 설명했다. NC 김종문 단장은 다저스의 무키 베츠를 골랐다. 김 단장은 “실력도 좋지만 야구 외적으로 세상을 대하는 태도가 아주 좋은 선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