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나 할 것 없이 롯데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만지작 거렸다. 하루 아침에 바뀐 유니폼을 입고 “어색하다”라는 말을 늘어놓았다.

3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경기를 앞두고 롯데에는 새 얼굴이 4명이나 등장했다.

전날 롯데는 KT와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롯데는 KT로부터 투수 박세웅(20)·이성민(25)·조현우(21), 포수 안중열(20)을 받고 KT에는 포수 장성우(25)·윤여운(25), 투수 최대성(30), 내야수 이창진(24), 외야수 하준호(26)를 내줬다.

트레이드 다음날 박세웅, 이성민, 조현우, 안중열은 바로 대전으로 향했다. KT 김진훈 단장이 손수 운전대를 잡아 4명의 선수를 대전구장까지 데리고 왔다. 전날 뜬 눈으로 밤 샌 이들은 차에서 바로 곯아떨어졌다.

이적생들을 롯데 이윤원 단장이 먼저 맞이했다. 지난해 말 롯데 프런트로 부임 후 처음으로 트레이드를 진행한 이 단장은 “그저께부터 트레이드 진행이 급물살을 탔다. KT도 고민을 많이 했고 서로 가려운 부분을 긁어준 트레이드”라고 했다. 그러면서 “손익을 떠나서 서로 아쉬운 부분을 채울 수 있었다. 결과는 두고봐야 하지 않겠나”고 했다.

NC-KT를 거치며 최단기간에 팀이 두번이나 바뀐 이성민은 다소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4명 중에 가장 형인 이성민은 “앞서 두 팀 모두 신생팀이었는데 이번에는 역사가 오래된 팀이다. 롯데는 팬들의 열정이 많은 곳인데 팬심에 보답할 수 있도록 좋은 선수가 되겠다”고 했다.

박세웅은 “프로 데뷔 후에 처음으로 팀을 옮기게 됐는데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주겠다”고 했다.

조현우는 소감을 말하려다 눈가에 눈물이 맺히기도 했다. 선뜻 입을 떼지 못한 조현우는 안중열에게 바통을 넘겼다. 부산고 출신인 안중열은 “고향팀으로 와서 기분 좋다. KT에서 정들었고 잘해주셔서 좋았는데 여기에서 열심히 해보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들의 배번도 정해졌다. 박세웅은 2번, 이성민은 26번, 조현우가 30번, 안중열이 10번을 달게 됐다. 특히 2번은 롯데에서 주장을 맡았던 조성환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의 현역 시절 등번호다. 안중열이 단 10번은 일본 소프트뱅크에서 활약 중인 이대호의 등번호이다.

이날 이성민, 안중열은 바로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롯데 이종운 감독은 새로 온 선수들의 기용법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일단 이성민은 불펜 자원으로 쓸 예정이다. 박세웅의 보직에 대해서는 “투수코치와 고민을 해 봐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안중열에 대해서는 “수비가 정말 뛰어난 선수”라고 평하며 기대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