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막내’인 kt는 1군 무대 3번째 시즌을 맞는다.

지난 2년간은 꼴찌를 했다. 그러나 올해 만큼은 적어도 한 두 계단은 올라서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 주말 끝난 시범경기에서는 희망을 봤다.

7승1무3패로 1위. 비록 시범경기지만, 가장 높은 곳에 올라본 kt는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구단 내부에서만 기분을 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구단에서 kt를 보는 시선도 달라져 있다.

스포츠경향이 시즌 개막을 앞두고 10개 구단 선수 5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도, ‘가장 많이 달라질 팀’을 묻는 문항에서 kt가 압도적으로 1등을 했다. 38%에 이르는 19명이 kt를 골랐다. 2위 롯데(8명), 3위 삼성(7명) 4위 SK(6명)와도 큰 차이를 보였다.

kt는 팀 분위기에서부터 일단 변화의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스킨십’ 강한 김진욱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으며 감독과 선수 사이의 체감 온도가 달라졌다. 주장 박경수는 미디어데이서 김 감독을 두고 “커피 한잔을 함께 할 수 있는 감독이 다른 구단에는 없을 것”이라고 자랑하듯 얘기했다. 감독의 온기가 팀전력과 장기레이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일단 궁금한 대목이다.

다른 구단 선수들까지 kt를 주목하는 것은, 팀 분위기 때문만은 아니다. 전력의 변화가 곳곳에서 보인다고 한다.

새 외국인투수 돈 로치에 대한 평가가 우선 좋다. 로치는 시범경기에서 3차례 등판해 2승에 평균자책 3.00을 기록했다. 김성근 한화 감독 또한 로치를 두고 “시범경기에서 상대한 외국인투수 가운데 가장 뛰어나 보인다”도 했다.

로치와 피어밴드로 꾸린 외국인투수진 외에도 젊은 토종 선발진의 성장도 도드라진다. 좌완 정대현이 시범경기에 2차례 나와 2승에 평균자책 1.64로 좋았고, 5선발인 사이드암 고영표가 2경기에서 10이닝을 던져 1실점만 했다.

‘경기장 밖 일’로 징계를 받은 포수 장성우가 돌아온 것도 플러스 요인이다. 장성우는 kt가 미래의 에이스로 점찍었던 투수 박세웅을 롯데에 넘겨주고, 받아온 카드. 징계건으로 인해 지난해에는 아예 활용하지 못했다. 복귀 과정에 따른 논란을 떠나 장성우의 가세는 kt 전력 상승의 큰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 구단별 설문 참가자

유희관 이현승 민병헌 김재호 박건우(이상 두산), 임창민 이재학 나성범 손시헌 김태군(이상 NC), 서건창 신재영 윤석민 김상수 김하성(이상 넥센), 차우찬 류제국 박용택 정상호 손주인(이상 LG), 최형우 안치홍 김주형 양현종 한승혁(이상 KIA), 정의윤 최정 이재원 박희수 채병용(이상 SK), 정근우 이용규 송광민 송창식 안영명(이상 한화), 윤길현 손승락 손아섭 강민호 이대호(이상 롯데), 구자욱 조동찬 김헌곤 심창민 김대우(이상 삼성), 이진영 박경수 박기혁 정대현 김재윤(이상 k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