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로 만나는 독일은 명실상부한 세계최강이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1위로 이번 월드컵 역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과거 탁월한 피지컬을 앞세운 힘의 축구로 세계를 제패했다면 2000년대 독일은 힘과 세기를 두루 갖춘 그야말로 ‘넘사벽’의 수준을 자랑한다. 독일은 러시아에서 다섯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려 브라질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고 벼른다.

전차군단 독일의 월드컵 강점은 토너먼트 무대에서 특히 위력적이었다는 것이다. FIFA는 28일 홈페이지에 월드컵 토너먼트 승부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인 승부차기의 기록을 분석했는데 독일이 압도적이었다. 독일은 그동안 월드컵에서 4번의 승부차기를 했는데 모두 이겼다. 독일은 최소 3차례 이상 승부차기를 한 국가 중 유일하게 승률 100%를 자랑한다. 4승1패의 아르헨티나가 독일에 이어 2위. 아르헨티나가 당한 1패가 2006 독일월드컵 8강전에서 독일에 패한 것이었다. 독일은 당시 전설의 골키퍼 올리버 칸 대신 나선 신예 옌스 레만이 2개의 킥을 선방하며 4강행 티켓을 따냈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는 승부차기 3전 전패로 유독 약했다.

독일은 월드컵 4번의 승부차기에서 총 19명의 키커 중 18명이 골을 성공시켰다. 무려 94.74%의 엄청난 성공률이다. 그런데 1명의 실패자에 눈길이 간다. 바로 울리 슈틸리케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1982년 스페인월드컵 준결승에서 프랑스와 연장까지 3-3으로 비긴 뒤 시작된 승부차기에서 당시 서독의 첫번째 키커로 나와 실축했다. 그러나 독일은 이후 나머지 선수들이 모두 슛을 성공시키고 골키퍼 토니 슈마허의 두 차례 선방으로 결승행 티켓을 따냈다.

슈틸리케 감독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출전한 월드컵 무대에서 독일 축구 사상 유일한 월드컵 승부차기 실축 선수로 남아 있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