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에서 볼이 골망을 흔드는 순간만큼 짜릿한 때는 없다. 축구의 시작이자 끝인 골, 월드컵에서도 숱한 골이 역사를 만들어왔다.

1930년 우루과이에서 시작돼 지난 20번의 월드컵에서 터진 골은 얼마나 될까. 국제축구연맹(FIFA)은 대회마다 100여골씩 터진 골이 “2400골 가까이 된다”(nearly 2400 goals)고 밝혔다.

월드컵 통산 득점 1위는 독일의 ‘고공 폭격기’ 미라슬로프 클로제다. 클로제는 2002 한·일 월드컵부터 4번의 본선 무대에서 16골을 터뜨려 월드컵 통산 최다골 기록자로 올라 있다.

FIFA는 지난 29일 홈페이지에 밝힌 ‘월드컵 골의 왕’ 제하의 기사에서 클로제는 “월드컵에서 16골을 넣은 것은 꿈과 같은 일이었다. 동료와 팀이 없었다면 만들 수 없는 기록”이라고 말했다. 이어 브라질의 골잡이 호나우두가 15골로 뒤를 잇는다. 14골로 3위에 올라 있는 독일의 게르트 뮐러는 경기당 득점으로 따지면 단연 1위다. 뮐러는 총 13경기에서 작성해 경기당 평균 1.08골의 놀라운 수치를 기록했다. 그동안 월드컵에서 두자릿수 이상 골을 넣은 선수는 13명이다. 그중 한 명인 유일한 현역 선수 토마스 뮐러(독일·10골)가 2018 러시아월드컵 무대를 누빈다.

이 많은 골 중에 축구팬들의 뇌리에 깊이 남아있는 월드컵 ‘원더골’이 있다. FIFA는 이날 홈페이지에 ‘현미경으로 본 월드컵 환상의 골’을 골 장면 영상과 함께 올렸다. 축구황제 펠레(브라질)부터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 2014 브라질월드컵 히어로 하메스 로드리게스(콜롬비아)까지 곧바로 떠오를 만한 14골이 선정됐다. 쟁쟁한 월드컵 골 중에 한국 축구의 ‘영원한 캡틴’ 박지성의 골도 포함됐다.

축구팬의 가슴에 진한 감동으로 남아있는 2002 한·일월드컵 포르투갈전에서 터뜨린 골이다. FIFA는 영상을 통해 박지성의 골 장면을 정밀하게 분석했다. 박지성이 빈 공간을 파고드는 지능적이고 빠른 움직과 시속 75㎞의 정확한 왼발 슛을 “환상적”이었다고 전했다. 박지성도 인터뷰 영상에 등장해 “너무나 짜릿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