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NFT(대체 불가능 토큰)에 주목하고 있다.

NFT는 위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사진·동영상·그림·게임 아이템 등에 희소성과 소유권을 부여해주는 기술이다. NFT 기술이 지적재산권 등 자산 보호는 물론 선점을 통해 경쟁사의 자산을 뺏어올 수 있는 수단으로도 사용될 수 있는 점에 착안해 신시장 개척에 활용하겠다는 것이 유통업체들의 전략이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한 온라인 비대면 소비가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NFT 기술 접목을 통해 새시장을 선점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블록체인 전문 기업과 손잡고 NFT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먼저 롯데홈쇼핑은 오는 4월 모바일 NFT마켓플레이스를 출시한다고 최글 밝혔다. 자체 가상모델 루시와가상패션 등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NFT콘텐츠를 실물 상품과 연계 판매한다는 것이 골자로, 이를 통해 캐릭터와 예술품, 굿즈 등으로 영역을 넓혀 수익 창출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롯데홈쇼핑은 이를 위해 디지털사업부문 내 메타버스에 특화된 신기술과 서비스 도입을 맡은 메타버스 전담팀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홈쇼핑 역시 미디어커머스 사내독립기업(CIC)을 신설한데 이어 NFT를 기반으로 한 유통 채널 확대 계획을 밝혔다. 앞서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9월 판화를 판매하는 ‘프린트 베이커리’와 함께 선보인 라이브커머스 방송에서 1800만원 상당의 판화가 판매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신세계그룹의 SSG닷컴은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이 개발한 NFT 기반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보증서 서비스, ‘SSG 개런티’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기존 종이 및 플라스틱 카드로 제공되던 보증서 대신 메신저 카카오톡에 탑재된 디지털 자산 지갑 ‘클립(Klip)’에서 디지털 보증서 열람이 가능하게 한 서비스다. 디지털 보증서는 SSG닷컴 내 명품 브랜드 공식 스토어와 자사가 검증한 일부 셀러의 상품을 구매하면 스마트폰으로 전송되며. 보증서에는 각 제품 고유의 시리얼넘버와 상품 정보, 구매 이력, 보증 기간 등이 적혀있다.

식음료업계의 NFT 활용도 눈에 띈다.

KFC코리아는 NFT 개발사 ‘트라이엄프엑스’와 NFT 기술을 비즈니스에 접목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최근 체결했다. KFC코리아의 브랜드 콘텐츠에 NFT 기술을 접목시켜 새로운 포맷으로 선보인다는 것으로, KFC의 브랜드 콘텐츠를 NFT로 발행함으로써 기존 고객들의 이목을 끈다는 계획이다.

다만 업계의 무분별한 NFT 발행이 자칫 소비자는 물론 시장을 현혹시켜 기업 가치의 상승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NFT 특허들을 분석해온 특허법인 BLT의 엄정한 변리사는 “예를 들어 한 의류회사가 자사 티셔츠에 NFT를 발행할 경우 왠지 해당 티셔츠를 사두면 곧 가격이 올라갈 것 같은 착시현상을 일으킨다”면서 “하지만 티셔츠 ‘실물’이 아닌 티셔츠에 관한 ‘디자인 저작물’에 대한 추상적 권리를 구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거래시 대상물에 대한 실제 가치 파악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