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트럴파크, 힙지로, 용리단길, 송리단길 등 상권이 떠오르는 동네들은 주로 젊은이들이 몰리며 핫플로 유명해지는데요, 요즘 들어 가장 핫하게 뜨는 동네는 일명 ‘힙당동’이라 불리는 신당동이랍니다. 신당동 하면? ‘며느리도 몰라~’ 하는 떡볶이집만 떠오르신다면 너어~무 옛날 사람ㅋㅋㅋ. 국밥부장관으로 더 익숙한 가수 성시경 등 유튜버들의 방문으로 최근 그 인기에 불이 붙은 이곳은 서울중앙시장을 중심으로 ‘옥경이네건생선’, ‘심세정’, ‘주신당’ 등이 최고 인기 맛집으로 유명해요. 하지만 주바리는 신당동이 이렇게 핫해지기 전부터 다니던 맛집이 따로 있지요. 자녀들이나 직장 후배들과 잘 어울리고 싶다면 신당동 말고 힙당동으로 가보시죠ㅋㅋ.

■ 백송

신당역 8번 출구에서 200m 떨어진 곳에 있는 ‘백송’은 서대살과 짝갈비살이라는 낯선 메뉴를 취급하는 고깃집이랍니다.

일단은 자체 제작한 것으로 보이는 무쇠 불판부터가 시선을 압도하고 곧이어 마치 티본 스테이크의 한쪽 부분 같은 서대살이 나오면 두 번째로 눈이 휘둥그레지죠. 서대살은 가운데 근막이 있는 한우 부챗살을 뼈와 함께 썰어낸 부위인데 육즙과 식감을 동시에 터지는 황홀함을 선사해요. 직접 정형 하는 짝갈비살도 꼭 맛봐야 하는 메뉴고 가리구이는 양념이 된 고기라 호불호가 갈릴 듯.

참나물 무침과 피클 등 단출한 밑반찬 또한 리필을 부를 만큼 맛이 좋지만 특히 엄지척을 받은 건 육개장이었어요. 칼칼한 국물과 정형 후 남은 자투리 고기가 듬뿍 들어있는데 심지어 서비스라는 점이 감동.

저녁 시간대엔 웨이팅이 있으니 잘 피해 가야 하고 주차장은 따로 없으니 대중교통을 이용하시는 걸 추천.

■ 은화계

신당역에서 동대문운동장역 방향으로 걷다 보면 대로변에 위치한 닭구이 전문점 ‘은하계’도 주바리가 쏙 반한 맛집. 숯불 위에 얇은 석쇠에서 구워내는 닭구이는 소금구이와 양념구이가 있는데 꼭 둘 다 맛보시길 추천해요. 모둠으로 주문하면 다리살, 통날개, 모래집, 염통 등 다양한 부위를 즐기실 수 있어요. 합리적. 꽈리고추, 방울토마토, 버섯 등 야채도 곁들여 먹으면 금상첨화. 직원이 타지 않게 앞뒤로 잘 구워서 주는 닭고기 한 점을 청양 마요 소스에 콕 찍어 먹으면 와~ 닭이 이렇게 맛있을 수도 있구나! 탄성이 나올 거예요. 수입이나 냉동이 아닌 국내산 생닭만을 사용하는 게 맛의 기본적인 비결. 리얼 은하계에서 최고의 닭요리 아닐까 싶더라니까요.

오래된 기존 건물을 적당히 리모델링한 인테리어도 힙하고 다양한 종류의 하이볼 맛집으로도 알려져 있답니다. 가게 앞에 늘어선 대기 좌석도 인상적.

■ 미국식

이번엔 토시살 스테이크 버거로 유명한 수제버거 맛집 ‘미국식’ 신당점으로 안내할게요.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버거와는 달리 천연발효종을 이용해 직접 만든 번 사이에 72시간 숙성한 토시살과 치즈만을 넣은 심플하면서도 강렬한 맛이 일품. 바게트처럼 보이는 번은 겉은 바삭하지만 안은 부드러우면서 쫄깃함이 매력이고요. 듬뿍 끼워져있는 스테이크는 아주 담백하지요.

사이에 할라피뇨나 사우어크라우트(절인 양배추)를 넣고 트러플 마요 소스, 핫소스 등을 취향에 맞게 뿌려 먹으면 조합의 완성.

스테이크버거 단일메뉴이고 사이드 메뉴로는 다진 감자튀김이 유일. 탄산이나 맥주를 곁들여 먹으면 한 끼 식사로도 손색없죠. 미국 주유소에 있는 작은 식당에 온 듯한 인테리어도 감상 포인트.

■ 우육미

이번엔 평소 고가라 쉽게 지갑을 열기 어려웠던 메뉴인 티본 스테이크를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곳으로 가볼까요. 아까 소개한 ‘은화계’의 대로 맞은편에 있는 ‘우육미’는 조리경력 20여 년의 사장님이 운영하는 티본 스테이크 맛집으로 백송, 은화계와 함께 옹기종기 모여 힙당동으로 뜨기 전부터 신당동의 고기구이존을 형성한 장본인. 안심과 등심을 동시에 먹을 수 있는 거대한 티본 스테이크가 무려 한우 투뿔로 제공되고 독특한 분위기 덕분에 주로 2030이 많이 찾고 인증샷을 올리는 인별그램 맛집으로도 인기죠.

초벌 돼 나오는 스테이크는 보기만 해도 침이 고이는 화려한 비주얼인데 로즈메리, 통후추, 양파분 등의 6가지 시즈닝을 입혀 감칠맛을 끌어올렸다고. 와인과 위스키뿐 아니라 소주와 맥주까지 두루 어울리는데다 한우투뿔 티본은 5만원대라는 합리적 가격이 큰 매력이 아닐 수 없죠. 오도독한 식감이 재미있는 깍두기 볶음밥이나 스테이크만큼 인기 좋은 해물짬뽕으로 마무리하면 완벽한 식사의 마무리.

어때요, 레트로함과 현대적인 감성이 공존하는 신당동, 아니 힙당동의 매력 속으로 빠질 준비 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