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처리자는 고달프다.

개인정보의 유출은 개인정보가 ‘생성’되는 기업, 공공기관, 정부, 조합, 교회, 절, 대학, 병원 등 모든 현장에서 일어난다. 이를 막기 위해서 개인정보보호법이 2011년 시행되었다. 이 법에서 가장 중요한 ‘실행자’는 개인정보처리자 이다. “개인정보처리자”란 업무를 목적으로 개인정보파일을 운용하기 위하여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사람을 말한다(개인정보 보호법 2조 5호). 개인정보 취급자들을 교육하고, 개인정보 유출이 일어나지 않게 전략을 수립하고 대응하는 중요한 역할이다. 이분들은 보안기술 프로그램을 만드는 엔지니어가 아니다. CPO(Chief Privacy Officer)로 불릴 정도로 회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있다. 개인정보 유출사고는 외부 해킹에 의해 발생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가장 큰 유출요인은 실수에 의한 유출이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보호 실태조사에서 ‘관리 실수로 인한 유출(74%)’이 기업의 가장 높은 우려이며, ‘외부로부터 해킹(64.1%)’이 다음이었다. 세번째는 ‘내부자에 의한 고의 유출(42.8%)’이었다.

맥도날드에서는 고객 487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어 과징금 약 7억원을 부과 받았으며, 삼성증권은 투자교육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허술한 관리로 약 5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어 약 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경우, 채무 감면과 수수료 이득을 위해 불법대부업자에게 가입자 개인정보를 유출한 사례부터 특정 장기요양기관의 급여이용 계약자 모집을 위해 신규 장기요양 인정신청자의 개인정보를 넘긴 사례까지 있었다. 나는 대한민국이 갑작스럽게 보이스피싱 천국, 텔레마케팅 온상이 된 이유가 바로 ‘개인정보 처리’에 관한 근본적이고 철학적 해결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한다. 2023년 9월 15일부터 ‘매출액의 3%’까지 과징금이 증가된다고 하니, 한 번 지켜보자.

개인정보 산업계의 구조적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공공기관 개인정보 보호 책임자의 65%가 2년 미만의 경력자이다. 이 직업의 수명이 짧고 스트레스가 크다는 이야기다. 위 조사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발표한 ‘2022년 개인정보 보호 및 활용 조사’ 결과인데, 공공기관 1천개·종사자 수 1인 이상 사업체 8천개 개인정보 처리자를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대기업의 경우, 개인정보 처리자와 취급자들을 대상으로 교육과 훈련, 보안시스템이 지원되고, 개인적으로는 연봉과 복지가 주어지지만, 중소기업이나 사단, 재단, 협회 등의 개인정보 처리자들은 하루에 퇴사에 대한 생각을 몇번이나 할까 궁금할 정도로 열악하다. 40% 이상이 여전히 법률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자신의 직무에 대해서 알기는 어렵고, 책임을 무겁게 져야하는 업무를 과연 누가 책임지고 하려고 할까?

오내피플(대표 조아영)은 복잡한 개인정보관리를 쉽게 해결하는 ‘캐치시큐’를 만든 정보보안 스타트업이다. 이들이 만든 ‘캐치시큐’는 개인정보 준수를 돕는 솔루션으로, 개인정보의 유형과 목적을 분석하고, 그에 맞는 동의서와 규제 요구사항을 쉽게 준비하여 개인정보 처리자들의 업무를 돕는다. 오내피플은 컨설팅 중심의 복잡하고 어려운 개인정보보호 규제 준수 산업을 자동화하여, 개인정보 관리의 혁신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받았다. 개인정보관리에 취약한 중소기업, 협회, 교회, 사단법인, 재단법인, 병원 등을 대상으로 개인정보 수집부터 파기까지 개인정보의 생명주기를 자동으로 관리해준다. 또한 캐치시큐를 사용하면, 개인정보보호법 등 국내외 관련 규제를 준수하고 있는지 자동으로 컴플라이언스 모니터링이 쉽게 가능해진다. 별도의 서버 설치가 필요없는 구조(SaaS)라서, 도입도 간편하다. 이들의 독보적인 기능은 국내외 특허 포트폴리오로 보호되고 있으며, SK 엠엔서비스, 현대 L&C, 스포애니, 서울산업진흥원, 한국인터넷진흥원, 제로페이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

정보는 국력이다. 개인이 사회를 이뤄 국가를 이루듯, 개인정보가 곧 국가정보가 된다. 소중한 개인정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캐치시큐를 만든 스타트업 오내피플의 고성장을 기원한다.

■엄정한 변리사는?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화학생물공학부를 졸업한 후 코스닥 기업에서 프로그래밍 및 사업개발을 담당했다.

20대 초반부터 세 번의 창업을 하였으며 현재 약 800개 이상의 스타트업 기업 및 기술창업 기업들을 고객으로 하는 BLT 특허법률사무소의 대표 변리사로 재직 중이다. 20여 회 이상의 엔젤투자를 진행한 활동을 토대로 최근 중소벤처기업부 공인 액셀러레이터인 ‘컴퍼니비’를 창업해 역량있는 스타트업들을 돕고 있다. 현재까지 40여 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저서로 ‘특허로 경영하라’, ‘기술창업 36계’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