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건강 최대의 적은 ‘熱’, 왕성한 정자활동을 위해선 다리를 벌려라.” 고환은 생식(임신-출산)을 위해 매우 중요한 기관이다. 요즘처럼 신생아가 귀한 현실에서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생활 속에서, 특히 미혼이거나 기혼이라도 가족계획이 끝나지 않은 남성이라면 그야말로 조석으로 고환건강을 챙겨야 할 일이다.

최근 국어국립원이 발간한 단행본 ‘사전에도 없는 신조어’에는 ‘쩍벌남’이라는 단어가 실렸다. ‘지하철에서 다리를 있는 대로 활짝 벌려 앉아 눈총을 사는 남성’을 말한다. 여성들이 싫어하는 남성 1위지만 남성(性) 건강 측면에서 본다면 무죄다. 왜? 쩍벌남에 면죄부를 줄 정도로 신생아 부족으로 인한 국가의 백년대계가 위기에 처해 있다는 얘기다.

남성의 고환(불알)은 정자를 생산하고 남성 호르몬을 분비하는 역할을 한다. 음낭 속에 들어 있으며, 대부분 2개다. 이 중요한 기관이 몸 밖으로 삐죽이 튀어나와 있다. 외부 충격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밖에 없다. 여성들의 호신술 지침을 보면 ‘낭심을 가격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약점이 되고 있다.

하지만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 고환이 몸 밖으로 나와 있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고환은 우리 체온보다 1~2℃ 낮아야 정자 생산활동이 활발해진다. 즉 고환이 우리 몸에서 떨어져 있는 것은 체온에 의해 고환이 따뜻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인 것이다. 고환을 감싸고 있는 음낭은 더울 때는 주름 부분이 펴지면서 고환이 축 늘어지는 등 표면적을 최대한으로 늘려 열을 방출한다. 추울 때는 몸에 바짝 달라붙어 열 발산을 최대한 억제한다.

따라서 다리를 벌리고 앉는 것은 고환의 온도를 낮추고 혈액순환을 좋게 하기 위해서 매우 이로운 자세다. 그러나 공공장소에서는 너무 지나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다. 반대로 다리를 꼬고 앉는다면 고환이 질식 상태에 이를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열’은 고환의 최대 적이라고 했다. 일상생활에서 고환을 열받게 해 기능을 저하시키는 경우가 의외로 자주 일어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꼭 끼는 바지다. 통풍이 거의 안 되고 온도조절이 어려워 고환에 나쁜 것은 물론 혈액흐름을 방해해 발기력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 또 딱 달라붙는 삼각팬티도 문제다. 지나친 온욕이나 사우나도 좋지 않다. 정자의 운동성이 떨어지고, 숫자도 줄어든다.

고환 건강에 나쁜 직업군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높은 온도에서 일하는 사람, 오랜 시간 앉아 있는 직업 등이 포함된다. 운동에도 주의해야 한다. 착 붙는 운동복을 입고 자전거 타기를 심하게 하면 온도가 올라가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정자를 생산하고 남성의 성기능을 원활히 하는 남성 호르몬을 분비하는 고환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고환 주변을 시원하게 하고 느슨하게 감싸 혈액순환을 좋게 해주는 것이 기본이다. 사각팬티와 헐렁한 면바지가 좋다. 잠을 잘 때는 노팬티로 고환을 해방시키는 것도 괜찮다.

운전을 오래 한다면 수시로 차에서 내려 스트레칭을 해주며 고환에 찬 공기를 쐬어 줘야 한다. 프랑스 툴루즈 남성불임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33~34℃를 유지하던 고환의 온도가 20분간의 운전 후에 35℃ 이상으로, 120분의 운전 후에는 36℃ 이상으로 올라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