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는 우리네 삶의 희망 같은 존재다. 반짝이는 인기를 바탕으로, 은하수 같은 트렌드를 만들어간다. 밤 하늘의 별이 별똥별로 그 운명을 예견하듯, 스타 역시 유행과 트렌드에 의해 그 영욕을 달리한다. 브랜드38연구소(brand38.com)가 민감하게 변해가는 스타들의 부침에 관한 보고서를 내놨다. 2003년부터 매년 2회씩 시청자들이 TV광고모델로 가장 선호하는 스타에 대하여 조사해온 이 회사는 258명의 스타를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1370명을 대상으로 한 일대일 면접조사로, 4월10~20일 실시됐다.

# 김연아, 문근영의 국민여동생 타이틀 뺏다

김태희가 지난해에 이어 TV광고 선호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연 2회 연속 등극인 만큼 광고모델 김태희의 아성은 좀처럼 흔들릴 것 같지 않다. 지난해 4위를 기록했던 장동건이 김태희의 뒤를 바짝 뒤쫓고 있고, 전지현은 지난해 2위에서 한 걸음 더 물러나 3위를 기록했다. 유재석의 ‘무한도전’은 여전히 그 기세가 등등해 보인다. 지난해 6위에서 4위로 두 계단을 뛰어올랐다.

선두 주자의 면면 속에 문화·패션·트렌드 아이콘의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중 안타까운 것은 영화배우 문근영의 하향세다. 지난해 23위에서 올 91위로 쭉 미끄러졌다. 이에 비해 피겨스케이팅 선수인 김연아는 2007년 하반기 조사에선 58위였으나 이번엔 28위로 고공 점프를 했다. 이번 조사에 김연아의 연상이미지로는 한국적인 건강미를 생동감 있게 표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류스타는 권상우(51위)·배용준(71위)이 그나마 명함을 내밀었을 뿐, 순위에서 찾아보기 쉽지 않았다. 문화대통령 서태지는 추억의 단어가 된 인상이다. 서태지는 새 앨범을 내는 등 활동으로 인해 올 51위의 선호도를 얻었지만, 다양한 장르에서 자신의 자리를 위협하는 후배들의 성장세에 그 자리가 확고해 보이지는 않는다.

# 효리 선두지만, 그룹형 후배의 기세에 쉴 틈이 없다

이효리가 활발한 활동으로 지난해 11위에서 한 걸음에 5위로 치고 올랐다. 그 뒤를 ‘빅뱅’(8위), 비(11위), ‘소녀시대’(13위), ‘원더걸스’(16위), ‘동방신기’(21위), ‘슈퍼주니어’(35위) 등이 잇고 있다.

TV광고 선호 모델로서 상위그룹에 속하는 가수 중 이효리와 비를 제외하면 모두 그룹형인 것이 특징이다. 특히 ‘소녀시대’, ‘원더걸스’ 등 여성그룹은 구성 멤버들의 평균 연령이 10대이고, ‘빅뱅’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등 남성그룹은 20대가 주축이다. 이들이 광고 선호도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멤버에 따라 다양한 이미지로 어필할 수 있는 그룹형 가수라는 장점 때문이다.

이들 중에서도 주목할 팀은 5인조 남성그룹 ‘빅뱅’이다.

그룹으로는 유일하게 ‘빅뱅’이 10위 안에 랭크됐다. 더군다나 멤버 개개인이 순위에 이름을 올려 이채롭다. TOP(31위), G-드래곤·대성(51위), 승리·태양(71위)이 멤버 각자의 이름으로 258인에 랭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빅뱅’의 실질적인 선호도는 이들 멤버의 선호도와 빅뱅의 선호도를 종합한 13.37%가 되며, 이 수치는 전체 258인 중 4위로 유재석을 능가하는 매우 높은 순위다.

‘빅뱅’의 인기는 아이돌 가수지만 음악적 실력을 멤버 모두가 갖추고 있다(G-드래곤 작곡·작사, TOP 랩, 승리 노래, 대성·태양 춤)는 평가에서 비롯됐다. 열정적인 매력을 끊임없이 발산하고 있는 ‘빅뱅’의 이미지는 신세대들을 타깃으로 한 신제품(모험과 도전)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 ‘무한도전’ 게 섰거라, ‘1박2일’ 나가신다

지난 조사에서 ‘무한도전’의 멤버인 유재석(4위), 박명수(12위), 노홍철(16위), 정준하(28위), 정형돈(35위), 하하(51위)가 TV광고 선호 모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유재석·정형돈·하하는 2007년 하반기에 비해 상승한 데 반해, 박명수·노홍철·정준하는 제자리걸음이거나 뒤로 밀렸다. 여전히 멤버의 전원이 상위 50위권 안팎에 포진하고 있어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는 게 분명하지만, 멤버들 간의 포지셔닝이 인기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설문조사 때와 달리 5월 들어서 ‘무한도전’의 피로감은 증폭되고 있는 듯하다. 3주 연속 시청률 하락 등 무한추락의 기미마저 감지되고 있다.

호적수 ‘1박2일’의 출현도 ‘무한도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 ‘1박2일’의 멤버인 이승기(15위), 강호동(16위), 은지원(51위), 김C(71위), 이수근·MC몽(133위)은 모두 258인에 속해 이들의 인기몰이가 서서히 가속이 붙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이승기는 유재석·박명수의 인기순위를 바짝 쫓고 있는 형국이어서 단연 눈에 띈다. 이승기는 핸섬한 외모와 노래 실력도 빠지지 않는 매력남으로, ‘허당’이라는 애칭이 생길 만큼 순진하고 명랑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 ‘이산’과 어깨를 나란히, ‘온에어’ 느낌 오네요!

2008년 상반기조사에서 ‘온에어’의 김하늘(40위), 송윤아(51위), 박용하(133위)와 ‘이산’의 한지민(24위), 이서진(71위), 송창의(91위)가 TV광고 선호 모델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하늘·박용하는 지난해 조사에서 아예 순위권에 없었지만 ‘온에어’ 한편으로 입성했고, 송윤아 역시 149위에서 일취월장했다. ‘온에어’ 출연진의 인기 여세는 ‘이산’ 출연진과 백중지세다. 후발작으로 종방됐지만 ‘온에어’는 방송계와 연예계라는 소재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고, 김하늘·송윤아·박용하·이범수는 검증된 연기력을 바탕으로 배역을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하늘은 청순함·코믹함·명랑함에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해 도도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이는 TV광고 모델로서의 선호도도 달라지게 만들었다. ‘이산’ 역시 광고 선호도만을 놓고 볼 때, 드라마 제목을 ‘송연’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 한지민의 가치를 높였다. 특히 ‘이산’의 높은 시청률은 MBC에 대한 호감으로 연결돼 MBC의 신뢰도가 33.6%로 언론매체 중에서 가장 높게 나타나는 결과로 이어졌다.

# 아나테이너의 강세 속, 전통적 아나운서에도 호감

MBC의 문지애(35위)·오상진(40위) 아나운서와 김주하(91위) 앵커, 프리랜서로 전향한 손석희·이금희(133위)가 TV광고 선호 모델로 나타났다. 문지애·오상진은 전형적인 예능형 아나운서로, 김주하·손석희·이금희는 뉴스나 시사·교양 전문인으로 전통적인 아나운서에 가깝다. 여전히 상대적으로 예능형 아나운서의 강세였다. 문지애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아나운서 특유의 지성미와 도덕적인 이미지를 살리면서 명랑한 여성스러움을 어필해 인기를 얻었고, 오상진은 MBC의 예능형 간판 아나운서였던 김성주의 프리 선언의 수혜자로 그의 인기를 고스란히 이어 받은 케이스다. 하지만 그 역시 거기서 머무르지 않고 친근하고 깨끗한 이미지로 꾸준한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강석봉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