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사나이’로 알려진 전직 해군 특수전전단(UDT) 대위 이근이 강제추행 피해 여성에게 2차 가해를 한 사실이 법원에 의해 인정됐다.

지난 30일 연예계에 따르면 이근은 이에 따라 피해 여성에게 2,000만 원 상당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게 됐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30단독 김상훈 판사는 피해 여성 A 씨가 이근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김 판사는 6,400만 원 상당의 청구 금액 중 2,000만 원을 인정했다.

앞서 이근은 2017년 11월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 클럽에서 A 씨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근이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공중 밀집장소에서의 추행)으로 약식 기소되자 A 씨는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법원은 2018년 11월 22일 이근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 씨의 일관된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 사건 당시 촬영된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근거로 들었다. 판결에 불복한 이근은 항소·상고했지만, 모두 기각됐다.

이근은 2020년 10월 유죄판결이 세간에 알려지자, 자신의 SNS 등을 통해 “명백히 어떠한 추행도 하지 않았다” “오직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이 단 하나의 증거가 돼 판결이 이뤄졌다”는 등 내용의 게시글을 올리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근은 그해 11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는 “성추행하는 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CCTV 영상을 다 공개하고 싶다. 누구 말이 맞는지 판단을 국민에게 맡기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A 씨는 이근을 강제추행 행위를 비롯해 혐의를 부인하는 ‘2차 가해’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각각의 손해배상책임을 모두 인정했다. 재판부는 강제추행 행위 자체·추행 부인 행위에 대한 위자료로 각각 500만 원과 1,500만 원을 인용했다.

판사는 “피고는 강제추행 행위를 했고, 그로 인해 원고가 정신적 손해를 입었을 것이 경험칙상 명백하다”며 “불법행위로 인해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는 유죄판결이 확정됐음에도 허위 사실로 원고를 무고해 일반인들이 오해하도록 공연히 진술했다”며 “실제로 원고가 피고를 무고했다는 근거 없는 비난이 인터넷 게시판 댓글 등을 통해 가해지기도 했다. 피고는 추행 부인 행위로 인해 원고가 입은 정신적인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근은 해당 재판부에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았고, 판결은 지난해 12월 확정됐다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