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아이돌이 명품 브랜드의 글로벌 앰버서더를 꿰차는 일이 다반사가 됐다. 티파니앤코는 블랙핑크 로제에 이어 개별 활동 중인 BTS 지민을 글로벌 앰버서더로 기용했다. 이들이 이토록 줄을 서 K-팝 스타를 모델로 선정하는 이유가 뭘까.

지난 4일 BTS 지민이 명품 보석 브랜드 티파니앤코의 글로벌 앰버서더로 위촉됐다. CNN 등 외신은 “명품 브랜드가 잇따라 K-팝 스타를 모델로 내세워 매출 효과를 보고 있다”며 이 사실을 발빠르게 전 세계에 전했다.

최근 BTS멤버 제이홉도 루이 비통의 새로운 하우스 앰버서더로 발탁됐다. 슈가는 발렌티노, 지민은 디올과 티파니를 대표한다. 뷔는 오래 전부터 셀린느의 모델로 활동해왔다. RM은 아직 공식 발표는 나지 않았으나 여러 행보를 볼 때 보테카 베네타 모델로 내정돼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블랙핑크 제니는 샤넬의 얼굴로 수 년째 활동 중이며, 리사는 셀린느와 불가리의 모델이다. 로제는 생로랑을 홍보한다. 지수는 디올과 까르띠에를 대표하며, 디올 옷을 입고 최근 패션지 프랑스 ‘보그’ 최초 한국인 표지모델로 등판해 큰 화제를 모았다.

가수 겸 배우 아이유는 구찌의 얼굴이다. 정식으로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아이유가 구찌의 모델로 발탁된 후 10대 구찌 선호도가 40%를 넘는 등 이른바 ‘Z세대’에게 어필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럭셔리 브랜드의 경우 아이돌 보다는 A급 배우를 선호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배우 송혜교를 모델로 쓰고 있는 펜디 역시 지난 1월 아이브 안유진을 한국 앰버서더로 발탁하며 Z세대를 겨냥했다.

같은 그룹 아이브의 장원영은 프레드의 ‘국내 최초’ 앰배서더로 활약 중이다. 아이오아이 출신 전소미는 프라다 파인 주얼리 이터널 골드 앰버서더로 지난해 발탁됐으며, 에스파는 멤버 한 명이 아닌 그룹 전체가 지방시 앰버서더로, 엔믹스 멤버들 역시 로에베의 앰버서더로 활동 중이다.

데뷔 8개월차 신인그룹 뉴진스의 활약은 더 놀랍다. 최근 멤버 하니, 혜인, 다니엘, 민지가 각각 구찌, 루이비통, 버버리, 샤넬 앰버서더로 발탁됐다. 이쯤되면 모델이 광고주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광고주가 K-아이돌을 향해 줄 서 있다는 말이 더 어울릴 듯하다.

CNBC 방송이 지난 1월 12일 모건 스탠리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명품 브랜드 한국 매출 규모는 24%급증한 168억 달러(21조 8000억원)에 달했다. 1인당 명품 소비액은 325달러로 전세계 1위다.

K-돌을 패션 산업에 활용하는 것은 SNS의 영향력 때문이다. 아이돌 개인 SNS팔로워는 각각 수천만명에 이른다. 지민의 경우 SNS팔로워가 4861만명(5일오후)으로 5000만명에 육박한다. “한국 젊은 층의 명품 소비가 늘어난 것은 인스타그램 등 외부적인 요인”이라는 블룸버그의 말처럼 K-아이돌은 전세계 MZ세대 소비를 이끄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분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