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 3사 중 하나인 JYP엔터테인먼트의 새로운 남성 그룹 ‘갓세븐’(GOT7)이 베일을 벗었다.

‘갓세븐’은 20일 앨범 ‘걸스 걸스 걸스’를 내고 차세대 스타를 향한 항해에 들어갔다. JYP에서 신예 남성 그룹이 소개된 것은 2008년 그룹 2PM 이후 6년 만이다.

음반 발매를 앞두고 최근 스포츠경향을 찾은 갓세븐은 인터뷰 내내 향후 펼쳐질 일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 특이한 경력을 자랑하면서 남성 그룹 시장에 새 바람을 넣겠다는 각오도 감추지 않았다.

갓세븐은 잭슨(21), 뱀뱀(18), 마크(22), 제이비(21·본명 임재범), 주니어(21·본명 박진영), 최영재(19), 김유겸(18) 등 7명으로 이뤄졌다. 이중 잭슨은 중국인이며, 뱀뱀은 태국인, 마크는 대만계 미국인이다.

앞서 JYP는 여성 4인조 미쓰에이에서 두 명의 중국인(페이, 지아)을, 남성 6인조 2PM에서 한 명의 태국계 미국인(닉쿤)을 영입해 인기를 거둔 바 있다. 이번 갓세븐에서는 3명의 외국인을 불러들이며 글로벌 그룹으로의 더 큰 도약을 기약했다.

외국에서 온 갓세븐 멤버들의 면면은 독특하면서도 화려하다. 중국인 잭슨은 홍콩에서 태어나 현지 펜싱선수로 활동하다 가수로 전향했다. 잭슨은 “2011년 한국으로 오기 전까지 18세 이하 주니어 펜싱 선수 세계 랭킹 11위, 아시아 랭킹 1위에 오르는 등 펜싱 유망주였다”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부친인 왕레이지는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펜싱 금메달리스트, 모친인 조우핑은 중국 국가대표 체조 선수를 출신이라고 한다. 잭슨은 “부모님이 금메달을 따면 그토록 원하는 가수가 되도록 허락한다고 해서 2011년 태국 아시아 주니어 대회에서 두 개의 금메달을 거머쥔 뒤 한국으로 왔다”고 말했다. 가수 연습생 내내 엄청난 연습벌레로 통했다.

태국인 뱀뱀은 집안 전체가 한류팬이어서 오래토록 한국에서 데뷔하는 것을 염원해왔다. 그는 “비 선배의 열혈 팬이나 한국 대중문화를 너무 좋아하는 어머니는 현재 태국 방콕에서 한국 음식 전문점 ‘김주’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고 소개했다. 또 “예상치 못했던 한국의 겨울이 힘겨웠는데 지금은 익숙해졌다”고 웃었다. 미국 LA에서 태어난 뒤 브라질, 파라과이, 미국 등지를 오가며 살았던 마크는 2010년 미국에서 캐스팅돼 2010년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남은 네 명의 한국인 중 제이비와 주니어는 ‘제이제이’(JJ)라는 남성 듀오로 2012년 한차례 대중들을 찾았던 멤버들이었다. 제이비와 주니어는 각각 임재범과 박진영이라는 본명으로 자주 인터넷을 달군 별난 사연의 주인공이었다. 제이비는 “제이제이라는 팀으로 활동할 때부터 사실은 이 같은 ‘남성그룹 프로젝트’가 준비되고 있었다”고 그 사이의 근황을 소개했다. 주니어는 “제이제이 활동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며 “무엇을 꿈꿔왔는지 확실하게 체득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다른 멤버 최영재와 김유겸은 힙합 스트리트댄스와 리듬앤드블루스 보컬 영역에서 각각 수상 경력을 갖고 있다.

현재 가요계에는 남성그룹을 둘러싸고 돌아가고 있는 구도는 자못 흥미롭다. 가요 대형 기획사 3사가 올해 신인들을 속속 내놓으며 한판 경쟁에 들어갈 채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YG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중순부터 존재를 알려왔던 ‘위너스’라는 팀을 곧 데뷔시키고, SM은 지난해 연말부터 자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SM루키즈’라는 팀명(가칭)과 함께 멤버 개별 멤버들을 공개 중이다. 전운이 감도는 시장에서 먼저 선수를 친 것은 JYP였다. 이렇다할 소식을 외부로 알리지 않던 JYP는 기습적으로 신인을 소개하면서 먼저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갓세븐의 최영재는 “아이돌 그룹이 주로 표방하는 댄스 계열이 아니라, 흑인 음악 특히 힙합을 기반으로 활약하는 팀”이라고 차별점을 강조했다. 이들의 앨범 <갓 잇>에는 7개의 노래가 수록됐다. 멤버들의 설명처럼 ‘걸스 걸스 걸스’ ‘따라와’ 등 상당수 노래가 힙합을 기초로 한다. JYP에서 최초로 시도하는 힙합 그룹인 셈이다.

지난해부터 트렌드 장르로 급부상하고 있는 ‘힙합’과 ‘아이돌’의 접목이 어떤 결과를 낼 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제이비는 무대 위에서 ‘방방’ 뛰어다닐 것”이라고 말했다.

숙소 생활을 함께 하면서 언어나 문화 등 가로놓인 벽을 허무느라 애썼다. ‘안녕하세요’ 밖에 모르던 멤버들은 한국어가 유창하다. 뱀뱀은 “공기반 소리반 방식으로 노래를 익혀왔다”며 먼저 농을 건네왔다. 잭슨은 “운동선수 때의 습관이 남아있어서 요즘도 하루에 300회씩 쪼그려 앉아 일어서기를 반복한다”며 가수에게 필요한 체력을 자랑했다. 잭슨은 “한국 문화를 잘 이해하니까 앞으로 중국과 한국간의 문화 교류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활동을 앞두고 소감이 남다른 수밖에 없다. 김유겸은 “꿈꾸던 일이 눈앞에 펼쳐져 행복하다”면서 “부담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자꾸 웃음이 난다”고 말했다. 잭슨은 “이제 막 시작”이라며 “앞으로 할 일이 많은 만큼 긴장은 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방콕, LA 등 멤버 각자의 고향에서 대형 단독 공연을 벌여보는 꿈도 조심스럽게 꾸고 있다. 잭슨은 “1만5000석 규모의 홍콩 스타디움에서 우리 공연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드는 장면을 상상해보고 있다”고 말했다.